전남 고흥서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오윤영 접주 묘소 확인

동학농민군 훈련대장으로 활약…전남도, 문화유산 지정 검토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5년 10월 18일(토) 13:11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현황조사-오윤영 접주 묘소
1894년 동학농민전쟁 당시 고흥 지역에서 활약한 오윤영 접주의 묘소가 확인됐다.

전남도는 최근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현황조사’를 통해 고흥군 포두면 봉림리에서 오윤영 접주의 묘소가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오윤영 접주는 동학농민전쟁 당시 고흥군 포두면 봉림 조련장에서 동학농민군을 지휘한 훈련대장으로, 고흥 동학세력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번 묘소 확인은 순천 출신 신민호 전남도의원의 제보를 토대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현장 검증을 거쳐 이루어졌다.

고흥은 당시 동학농민군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였다. 포두면 봉림 조련장과 도양읍 도양 조련장 등 두 곳에 훈련소가 설치돼 있었으며, 고흥 농민군은 순천 영호도회소의 동학군과 연합해 섬진강을 넘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일본군이 함대까지 동원할 정도로 고흥 지역의 동학운동은 매우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해현 초당대학교 교수와 송호철 고흥 향토사학자는 “고흥 동학세력이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중심에는 훈련대장 오윤영 접주의 역할이 있었다”며 “그는 동학농민군의 조직력과 사기 진작에 큰 영향을 미쳤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봉림마을에는 지금도 동학 훈련소가 운영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고흥군사에도 오윤영 접주의 활약상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묘비에는 ‘윤영’의 다른 이름인 ‘명영(命泳)’이 새겨져 있으며, 족보에도 같은 이름이 기록돼 있다. 전문가들은 “당시 동학에 대한 탄압이 심화되던 시기에 본명을 바꿔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오윤영 접주 역시 ‘명영’으로 개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동학농민혁명의 2차 봉기를 ‘의병운동의 기원’으로 해석해 독립운동사의 출발점으로 보려는 연구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고흥 동학을 이끈 핵심 인물의 묘소 확인은 학문적·역사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전남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윤영 접주의 묘역 등 주요 유적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항구적인 보존과 관리체계를 구축해 지역의 역사자원을 도민의 자긍심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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