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활동 꾸준 "잊혀지지 않은 작가로 남을 것"

‘한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서 대통령 표창 허진 교수
문화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 발휘 등 공로 평가
"사별한 집사람이 주는 상"…오광수 기념집 수록도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11월 09일(일) 18:08
‘제20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허진 교수.
전남대에서 후학을 양성해온 허진 교수(한국화가·전남대 미술학과)가 청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서 창작활동을 꾸준히 펼치는 등 자기 작품세계 연마는 물론이고, 미술발전에의 공로를 인정받아 장애인문화예술상 최고상을 수상했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제20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시상식을 열고 대상 수상자인 허진 교수에 대한 시상 등 각 분야 수상자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거행했다.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 한편,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 세계를 일군 장애예술인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돼 수상자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특히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는 이면에는 더 많은 장애예술인들의 뛰어난 성취를 공유하며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변화를 꾀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수상자인 허진 교수에 대해서는 대통령 표창이 수여됐다.

허진 교수는 이번 수상에 앞서 “열심히 활동하는 작가에게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라고 주는 상이지만 4년전 사별한 집사람이 준 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잊혀지지 않은 작가로 남으라는 주문이다. 모든 영광을 집사람에게 돌린다”며 “이 상을 계기로 어렵게 활동하는 분들이 하나 하나 노력하면 장애가 있지만 고난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묵시’
상장과 상패
시상식 모습(가운데 허진 교수)
허진 교수는 그동안 야생동물과 인간, 인공물의 이미지를 한데 등장시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성찰하고 현대인이 잊고 있는 본성(자연)을 일깨우는 작업을 펼쳐왔다. 그가 그려내는 세계에서 실루엣으로 표현된 인간과 섬세하게 묘사된 동물, 그리고 의외성을 안은 채 등장하는 인공 사물은 미묘하게 공존한다. 작업이 쌓여가면서 그의 화폭은 야생과 문명이 질서와 혼돈 속에 조화를 이룬, 특별한 영토를 이루고 있다는 평이다.

허진 교수는 서울대 예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 1990년 개인전 ‘묵시’로 데뷔한 이후 제38회 개인전과 600회에 이르는 단체전에 참여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인간과 문명의 경계 탐구 및 현시대 풍자를 투영한 작품들을 출품해 DB금융투자와 갤러리 초이에서 잇따라 전시를 열었으며, 올 6월 중국미술관에서 조부 남농 허건 선생과 ‘수묵별미’ 전시에 초대받았고 한국작가 대표로 인사말을 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미술평론가 1세대인 오광수 선생의 미수 기념집에는 ‘묵시’와 ‘동물’, ‘익명인간-생태순환도Ⅱ’, ‘익명인간-여로Ⅴ’,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 등 대표작이 수록됐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과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우수상, 2001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관광부), 제19회 허백련미술상 본상, 용봉학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남대 예술대학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 국무총리 표창(최우수상)에는 김준엽 시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에는 문학부문 지소현, 음악부문 이지원, 미술부문 좌경신, 대중예술부문 김희량씨 등이 부문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어 신인상에는 임선균, 장한어버이상에는 정화심, 공로 육성부문에는 박지영, 공로 지원부문에는 관악구시설관리공단이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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