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촬영지서 만나는 조선왕실 기록 미학

亞문화전당, 30일까지 복합전시5관 옆 통로서
송연 이맹자 ‘수군조련도’ 등 대표작 7점 선봬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5년 11월 11일(화) 18:33
‘수군조련도’
‘수원화성능행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유휴공간을 전통예술의 아름다움으로 채우는 특별전을 선보인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파묘’의 촬영지로 알려진 ACC 통로에서 펼쳐지는 조선 궁중의 예술과 기록 문화를 재조명하는 전시여서 주목된다.

‘궁중 기록화, 맥을 잇다’라는 타이틀로 이뤄질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B2) 옆 통로에서 열린다.

전시는 ACC가 곳곳이 문화예술로 채워진 열린 예술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유휴공간을 활용하면서 마련됐다.

출품작은 광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궁중 기록화가 송연 이맹자 작가의 대표작들로, 지하 2층 내 총 70m 길이의 통로 벽면에 병풍 형태다.

‘수군조련도’(세로 200cm×가로 552cm, 10첩)를 비롯해 ‘수원화성능행도’(세로 205cm×가로 608cm, 8첩), ‘곽분향행락도’(세로 182 cm×가로 310cm, 10첩), ‘요지연도’(세로 183cm×가로 360cm, 8첩), ‘태평성시도’(세로 185cm×가로 472cm, 8첩), ‘평양감사행렬도’(세로 162cm×가로 592cm, 8첩), ‘진찬도’(세로 181cm×가로 368cm, 8첩) 등 궁중 기록화 7점을 만날 수 있다.

작품은 조선시대 궁중의 의례, 군사 훈련, 연회, 행렬 등 다양한 장면을 섬세한 필치와 화려한 색채로 담아내 전통 기록화의 예술성과 역사적 가치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수군조련도’는 조선시대 삼도수군이 통영해서 합동훈련을 한 장면을 묘사한 대작이다. 실제 훈련보다 완전한 진형을 표현한 개념 기록화로, 일물 배치와 병선의 배열 등 군사 교본인 ‘병학통’과 일치하며 실물과 비교해도 사실성이 높다. ‘수원화성능행도’는 정조 20년(1795년) 당시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함께 아버지 사도세자의 현륭원 행차를 그린 작품이다. 총 8폭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정조의 효심과 왕권 강화, 민심의 화합 등 군주의 이상적 통치 철학을 회화로 구현했다고 평가된다.

ACC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 공간, 전시장 구축, 개막 행사 등을 이맹자 작가와 협력해 지원했으며, 전시 이후 공간 활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오랜 시간 우리 전통예술의 맥을 지켜온 작가의 노고를 높이 평가한다”면서 “창·제작 기능을 갖춘 ACC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 전통예술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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