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응원에 힘 얻어…떨리지만 최선 다할 것"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 배부·예비소집 현장]
수험생들 긴장·결연함 가득…교사·학부모도 한마음
시험장 인파·차량 몰려 북적…유의사항 등 꼼꼼히 확인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5년 11월 12일(수) 19:1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광주 남구 설월여고에서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위한 후배들의 플래시몹이 진행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선생님과 후배들이 보내준 응원 덕분에 힘이 납니다. 수능 대박치고 올게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지역 일선 학교에는 긴장감 속에서도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광주 남구 방림동에 위치한 설월여자고등학교.

수능을 하루 앞둔 교실 안은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웠다. 담임교사의 호명에 따라 학생들이 차례로 교탁 앞으로 나가 수험표를 받았다. 수험표를 받아든 학생들은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번갈아 보며 손끝으로 매만졌다. 시험 과목과 유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에서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수험표를 나눠주는 교사들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무거웠던 교실의 공기는 곧 운동장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에 풀어졌다. 교복을 입은 1·2학년 후배 수십 명이 운동장에서 풍선을 흔들며 ‘수능 대박’을 외치는 응원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수험생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후배들의 공연을 촬영하거나 박수를 보내며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다.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했다. 10여 분간 이어진 공연이 끝나자 수험생들은 감사의 인사를, 후배들은 기운을 북돋는 격려의 박수를 주고받았다.

이후 수백 명의 후배들이 일렬로 도열해 선배들을 학교 정문까지 배웅했다. 왕관을 쓴 수험생들이 응원 문구가 적힌 길을 따라 걸어가자 환호성이 터졌다. 또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수험생들을 지도했던 교사들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후배들의 응원에 긴장감이 가득했던 수험생들의 얼굴은 어느새 웃음으로 바뀌었다.

수험생들은 그간 자신을 지도해주고 이끌어준 교사들과 포옹하거나 악수를 하며 발걸음을 옮겼고, 일부 수험생은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배웅에 나선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감정이 이입된 듯 사뭇 진지했다.

선배들을 바라보는 후배들은 이제 수능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듯했다.

설월여고 3학년 박서연양은 “수험표를 전달받으니 마지막 시험이라는 게 실감이 난다. 예민한 시기여서 가족, 선생님, 친구들과 부딪히기도 했는데 미안하다”며 “모두의 응원에 기운을 얻어가서 꼭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5년째 고3 진학지도를 맡아온 교사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영덕 교사는 “해마다 다른 느낌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드는 시간이기도 하다”며 “수능이 하루 남은 시점에서 긴장이 많이 될 텐데 학생들이 지금까지 준비한 대로 잘 마무리하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예비소집일인 이날 고사장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에서도 긴장감이 묻어 나왔다.

서구 광덕고는 자신의 시험장을 확인하기 위한 수험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부모와 함께 차량을 이용해 학교를 찾은 수험생들로 크게 북적였다.

수험생들은 손에 쥔 수험표를 들고 배치표를 확인하며 시험장 위치를 꼼꼼히 살폈다.

한편, 2026학년도 수능은 13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5분(일반수험생 기준)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실시된다.

광주에서는 26지구 40개교 시험장에서 1만7731명이, 전남은 7지구 46개교 시험장에서 1만4952명이 수능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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