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더현대 광주’가 보여줄 변화

이승홍 경제부 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11월 18일(화) 18:32
수십 년간 방치돼 있던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가 오는 20일 ‘더현대 광주’ 착공식과 함께 새로운 도시의 축으로 재탄생한다. 단순히 대형 유통시설 하나가 들어서는 수준이 아니라, 광주가 앞으로 어떤 도시가 되고자 하는지 방향을 드러내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현대 광주’는 단순한 유통시설 건립이 아니다. 연면적 27만㎡가 넘는 초대형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되는 만큼, 광주시가 오랫동안 목표로 삼아온 ‘도시이용인구 확대’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보다도 더 큰 규모의 시설이 들어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의 소비 구조와 관광 패턴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업 속도가 특히 눈에 띈다. 통상 1년 반 이상 걸리는 인허가 과정이 11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광주시는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를 가동해 절차를 압축했고, 현대백화점 측도 설계·시공 구조를 신속히 확정했다. 중흥토건·현대건설·우미건설이 시공을 맡으면서, 공사 기간 동안 하루 최대 3000명의 인력이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개장 이후 직·간접고용은 5000명 이상, 연간 경제효과는 1조원대가 예상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비 인프라가 부족했던 북구 지역의 상권 구조도 변화가 기대된다. 충장로·상무지구 중심의 소비 축이 북구 일대로 확장되면서 도시 내부의 균형에도 일정한 재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복합쇼핑몰과 기존 상권의 충돌은 전국 어디에서나 반복돼 온 문제다. 특히 광주시는 소상공인과 상생 발전을 논의하는 소통 채널인 ‘상생발전협의회’를 법적 규정보다 앞당겨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영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도 꾸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구체적인 협업 정책과 지원 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는 오랫동안 광주의 정체와 숙제를 상징해 왔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착공 자체가 아니라 이후 운영과 상생, 도시계획 연계 등 후속 전략에 달려 있다. 소상공인 맞춤형 상생 방안과 상권 활성화 종합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 광주 도심의 새로운 변화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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