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매력을 파는 전남, 글로벌 관광 르네상스의 출발점 김현철 전남연구원 부원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 2025년 11월 23일(일) 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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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철 전남연구원 부원장 |
전남은 삶의 터전이자 생명 자원의 보고인 바다, 그 위에 섬, 기암절벽과 능선을 품은 산, 문명의 태동과 함께 흐른 강들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다.
전남이 보유한 매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 불교와 선비 문화를 대표하는 지리산·조계산·백운산·두륜산 등은 명상과 치유의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강진·해남의 고려·조선왕조 유산, 나주의 고대 역사·문화, 담양의 정원과 가사문학, 보성의 차 문화는 전남만의 깊이 있는 문화적 층위를 형성한다.
때마침 여느 정부보다 정책의 실용성에 주안점을 둔 새정부와 경쟁력을 꾸준히 축적해 온 전남도는 방대한 관광자원을 어떻게 묶어내고, 또 국정과제와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중 최근 국정과제로 제시된 글로벌 관광특구는 전남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추진 중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더해 광양~여수~순천~고흥~보성 등을 아우르는 동부권 해양관광벨트, 목포~신안~무안~함평~영광 등으로 연결되는 서부권 생태관광벨트, 영암~해남~진도~완도~보성~장흥 등으로 이어지는 남해권 역사·문화관광벨트, 장성~담양~곡성~구례 등이 함께하는 체류형 힐링벨트 등 권역별 차별화된 강점은 글로벌 관광거점으로 도약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전통 식문화와 미식, 사계절 축제, 공연예술 등이 결합되면 전남은 자연과 문화가 융합된 K-컬처 관광 허브로 도약할 것이다.
또 전남은 청정자연을 기반으로 조성한 해양치유 인프라와 해수, 해조류를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웰니스 치유관광시대를 선도하기에도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해 ‘김대중 정신’으로 상징되는 민주·평화·인권 가치는 글로벌 담론이 되는 국제 이벤트로 확장될 수 있어 전남만의 독창적 브랜드 자산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관광정책 성공의 필수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접근편의성 제고를 위한 교통 인프라다. 지난 9월 개통된 남해안철도 보성~임성리 구간은 전남 서남권 접근성을 대폭 높여 남해안 남부권의 동·서간 교류시대를 여는 촉매제가 될 것이며, 조만간 완성될 호남고속철도(KTX) 2단계 또한 전남을 수도권과 2시간 생활권으로 묶어 국내·외 관광 수요를 끌어내는데 결정적 기반이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서남해에 걸친 전남의 해상교통 활용도 필수적이다. 목포와 여수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제크루즈 노선 확대와 더불어,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연안 크루즈, 수요응답형 해상택시 도입 등은 섬과 해양 관광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수단이 될 것이다. 특히 크루즈 관광은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지역축제, 미식, 해양레저 등과 결합해 체류형 소비를 촉진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철도와 항공, 해상 교통망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전남은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관광지로 웅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전남은 열거하기에도 벅찬 다양하고 매력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정책적 지원, 지역 주민의 참여와 창의적 기획이 더해진다면 전남은 더 이상 변방의 숨겨진 보물이 아니라, 세계인이 반드시 찾아야 할 K-컬처 관광의 성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외래관광객 1명당 평균 1500달러의 지출, 관광소비 1억원당 약 20명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최근 분석에서 보듯, 관광산업의 파급효과는 복합적이고 막대하다. 이는 지역성장을 통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국가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전남 관광은 단순한 경제효과를 넘어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고, 지역 공동체의 활력과 자존을 불어넣는 미래산업으로, 전남은 글로벌 관광 르네상스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목표로 내건 ‘2030년 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결국 그 성패는 지역이 얼마나 독창적인 매력을 세계적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전남은 이미 그 해답을 품고 있다. 전남인(人), 공간, 자원 모두가 그 자체로 보물이며, 이제는 이를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선보일 차례다. ‘매력을 파는 전남’은 구호가 아니라 글로벌 관광 르네상스를 여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