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스타트업]㈜영앤

일상 속 뇌 건강 관리, 안방에서 구현한다
AI 기반 ‘뇌건강놀이터’ 개발…국내외 의료 기관과 협업
동작·표정·발음 실시간 분석…인식 정확도 95~99% 달해
싱가포르 기점 동남아시장 확장…해외 인증·상용화 병행도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5년 11월 23일(일) 18:22
㈜영앤의 뇌 건강 증진 맞춤형 프로그램인 ‘뇌건강놀이터’ 시연 모습.
㈜영앤의 뇌 건강 증진 맞춤형 프로그램인 ‘뇌건강놀이터’ 시연 모습.
박영욱 ㈜영앤 대표
㈜영앤의 뇌 건강 증진 맞춤형 프로그램인 ‘뇌건강놀이터’ 시연 모습.
거실 한편, 어르신이 TV 화면 앞에서 손을 들어 숫자를 말하면 AI가 동작과 표정, 발음을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인지·운동 훈련을 제공한다. 난이도는 자동으로 조정된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뇌 기능 저하를 예측하고 치매와 뇌졸중 같은 퇴행성 질환 예방까지 목표로 설계된 훈련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곳은 스타트업 ㈜영앤(YOUNGAND)이다. 지난 2022년 6월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실에서 창업한 이후, AI 기반 인지재활 솔루션 ‘뇌건강놀이터’를 고도화하며 국내외 의료 기관과 협업을 이어왔다. 박영욱 대표는 서울에서 헬스케어 AI팀장으로 근무하며 병원 연구 현장에서 뇌졸중과 치매 환자를 관찰하고 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퇴원 후 집에서 수행할 수 있는 체계적 훈련이 거의 없다는 문제를 발견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의료진 출신이 아닌 창업자라는 점에서 초기에는 외부의 의심 어린 시선을 견뎌야 했고, 0에서 1을 만드는 초기 난관 또한 컸다. 하지만 기술과 제품의 실질적 가치, 사용 편의성을 중심으로 한 개발 전략을 통해 점차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 2023년 8월에는 사무실을 I-PLEX로 이전하며 본격적인 산업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창업 초기 GIST에서는 특구사업 지원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으나, 지원 기간 종료 이후 안정적인 산업화와 임상 실증을 위한 지속적 환경이 필요했다. I-PLEX로의 이전은 더 넓은 연구 공간 확보와 다양한 네트워크 접점, AI 알고리즘 개발과 임상 실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뇌건강놀이터는 TV와 셋톱박스만으로 사용 가능하며, 별도의 착용 장치 없이 74개의 관절 위치와 440개의 얼굴 근육 움직임을 분석한다. 동작 정확도, 균형, 발음, 표정 등을 종합해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고, 퇴행성 질환 위험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도록 설계돼 기존 솔루션과 차별화된다.

프로그램은 조선대학교 병원과의 임상 연구를 통해 우울감 감소, 주의력 향상, 스트레스 지표 개선 등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사용자가 스스로 훈련을 수행하며 실시간 피드백과 데이터 기반 평가를 통해 인지·운동 능력을 점차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현장 경험은 알고리즘 고도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병원 전문가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며, AI는 신뢰받는 기준을 학습하도록 설계됐다.

광주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진행된 실증 사업에서 사용자 만족도는 4.5점, 동작·표정 인식 정확도는 95~99%를 기록했다. 영앤은 현재까지 1만6000건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했다.

영앤의 사업 모델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싱가포르 SingHealth Polyclinics와 공동 PoC(Proof of Concept)를 진행하고, NHIC(National Health Innovation Centre)의 비희석형 공공 매칭 펀드 지원을 받아 해외 공공 실증을 수행한다. 싱가포르는 AI와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에 최적화된 아시아 허브로, 공공 의료망에서 실증을 완료하면 ASEAN 및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

민간 확산 전략도 구체화됐다. QTG(Quantum Technology Global)와 협력해 병원과 복지기관 대상 SaaS 유통과 로컬 세일즈를 총괄하며, 공공 신뢰성과 민간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보험사와 연계한 가정용 구독 서비스 모델 개발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영앤의 시선은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Sing Health Polyclinics(SHP)와 공동 PoC를 진행하며 60명 규모의 실증을 준비 중이다.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헬스 실증을 적극 지원하고, 고령화 속도 역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다. 특히 싱가포르는 AI와 디지털 치료제 상용화에 최적화된 아시아 허브로, 공공 의료망에서 실증을 완료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다. SHP는 전국 10개 폴리클리닉 네트워크를 보유해 임상과 확산에 유리하며, NHIC의 최대 3억원 지원은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발판이 된다. 공공 PoC와 민간 확산을 기반으로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장할 계획이며, 보험사와 연계한 구독 서비스 모델을 통해 초기 비용 부담 없이 확산 가능성을 높였다.

해외 인증과 상용화도 병행된다. 싱가포르 HSA(Class B) 인증을 목표로 공공 임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미국 FDA 사전 제출(pre-submission)을 통해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공신력 있는 실증을 바탕으로 현지 의료기관과 보험사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예방→예측→치료 단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영욱 대표는 “우리 기술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일상을 바꾸는 기술”이라며 “뇌건강놀이터가 많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순간, 영앤이 지향하는 세상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이승홍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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