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도' 나주시 ‘1조2000억 인공태양’ 품었다

정부 공모평가서 1순위…지질·부지·인프라 충족
2050년까지 200개 기업, 1만개 일자리 창출 효과
내달 3일까지 이의신청 절차 거쳐 최종 입지 확정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나주=조함천 기자 pose007@gwangnam.co.kr
2025년 11월 25일(화) 09:23
대한민국 차세대 에너지 전략의 핵심인 1조2000억원 규모 인공태양 연구시설 후보지 평가에서 전남 나주가 최우선 입지로 선정됐다. 사진은 나주 왕곡면 에너지국가산단에 조성될 예정인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부지 전경.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대한민국 차세대 에너지 전략의 핵심인 1조2000억원 규모 인공태양 연구시설 후보지 평가에서 전남 나주가 최우선 입지로 선정됐다. 정부는 내달 3일까지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으며, 결정 시 전남은 AI·에너지 대전환의 국가 전략축으로 재편되는 분수령을 맞게 된다.

핵융합 상용화 기술 확보와 함께 2050년까지 200개 기업 유치, 1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이 예상돼 지역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초대형 경제 효과가 전망된다.

24일 전남도와 나주시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날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에 참여한 나주·전북 군산·경북 경주 등 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나주를 1순위로 통보했다. 이번 평가는 기본요건(40점), 입지 조건(50점), 정책 부합성(10점) 등을 중심으로 지난 14~21일 현장조사와 발표심사를 통해 진행됐다.

전남도는 김영록 지사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프레젠테이션(PT)을 펼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쳤다.

나주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핵심 요인은 ‘지질 안정성·대규모 확장 부지·에너지 인프라·주민 수용성’이 모두 충족됐다는 점이다. 후보지로 제시된 왕곡면 에너지국가산단 일원은 전체 면적이 100만㎡가 넘는 평탄지로, 공모 기준(50만㎡)의 두 배 규모를 확보했다. 지반은 견고한 화강암 기반으로 최근 50년간 지진·침수 같은 자연재해 기록이 거의 없으며, 장기간 가동되는 핵융합 장치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전남 나주시가 1조2000억원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구축 후보지 평가에서 1순위로 선정됐다. 사진은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인공태양 유치 회의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빛가람혁신도시의 산업·연구 생태계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전력 본사와 한전KPS·한전KDN·전력거래소 등 전력 공기업, 600~670여 개 전력 기자재 기업이 모여 있고,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가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핵융합 장치의 ‘8대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를 담당하는 국가 전략 기반으로 평가된다.

전력·교통 인프라 역시 우수하다는 평가다. 후보지 인근에는 변전소 3곳이 위치해 대용량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KTX 호남선과 국도 3축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라는 점도 시설 건설·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주민 수용성 또한 나주의 강점으로 꼽힌다. 나주시는 2021년부터 19개 읍·면·동에서 주민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지지 서명을 확보하는 등 체계적인 동의 절차를 진행해왔다. 국가 대형 연구시설의 착공과 운영에 있어 주민 신뢰는 필수 요소로, 과기부 평가 항목에서도 비중이 높게 책정돼 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2027년 착공해 2036~203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핵융합 상용화 기술 확보와 첨단 연구동·실험동 구축, 산업·학술 연계를 위한 기반 조성이 핵심이며, 정부의 장기 에너지 전략과도 직결된 인프라다.

전문가들은 나주가 최종 선정될 경우 2050년까지 200개 이상의 기업 유입, 1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10조원 이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남도가 추진 중인 글로벌 AI데이터센터·국가AI컴퓨팅센터와의 연계성이 높아, 폭증하는 AI 연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청정 에너지 기반’을 확충했다는 의미도 크다.

핵융합 기술은 바닷물에서 얻는 중수소·삼중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태양 내부 반응과 동일한 원리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소 1g으로 석유 8t 상당의 에너지를 만들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에너지체계의 ‘궁극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를 거쳐 다음달 3일 최종 입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나주가 최종 확정될 경우 광주·전남 에너지벨트는 AI·에너지 융복합 산업의 국가 거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나주=조함천 기자 pose007@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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