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반세기 가격은 20배 상승·도수는 ‘뚝’

한국물가정보, 종합물가총람 발간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5년 11월 27일(목) 19:11
지난 55년간 소주의 가격은 20배가 올랐지만, 알코올 도수는 절반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물가정보는 27일 창립 55주년을 맞아 1970년부터 올해까지 주요 품목별 물가 변동을 집대성한 ‘종합물가총람’을 발간했다.

지난 1970년 공식적인 가격 조사가 시작됐을 때를 기준으로 소주 360㎖ 1병의 가격은 65원이었다.

같은 시기 쇠고기 500g이 375원, 돼지고기 500g 208원, 쌀 40㎏은 2880원이었던 점을 보면, 소주는 서민에게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소주 가격이 처음 100원대로 들어선 것은 1975년으로 5년간 53.8%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쌀 40㎏ 가격이 1만400원으로 3.6배 오르는 데 그쳐 소주는 점차 ‘가성비 높은 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1980년 190원이던 가격이 1981년 270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또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350원, 1989년에 450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995년까지 400원대에 팔리던 소주 가격은 1996년에 510원으로 올라섰다.

또 외환위기가 강타한 1998년 600원대로 진입했으며, 2004년 1030원으로 오르며 소주 1병에 ‘1천원 시대’에 들어섰다.

한국물가정보가 조사한 2025년 11월 기준 대형마트의 소주 판매 가격은 1260∼1340원으로 집계됐다.

가격과 달리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지속해서 낮아졌다.

지난 1920년대 증류식 소주의 도수는 35도에 달해 독주로 분류됐다. 이후 1960년대까지 30도 소주가 주류였고, 1970년대 들어 25도 소주가 등장해 ‘소주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부터는 21도, 23도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도수 낮추기 경쟁이 시작됐다. 2006년에는 19.8도 소주가 출시되며 20도의 장벽이 무너졌다.

2014년에는 17도대 제품이, 2019년에는 16도대 소주가 각각 나왔다.

여기에 2023년 대전·충남·세종 지역 소주 제조업체인 선양소주가 내놓은 14.9도 소주가 국내 최저 도수를 기록했다.

소주 도수 낮추기 경쟁의 배경에는 소비자 취향 변화가 자리한다. 예전처럼 독한 술을 빠르게 마시기보다, 가벼운 도수의 술을 천천히 음미하는 음주 문화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물가정보 관계자는 “소주는 한국인의 일상 속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술이다”며 “그것의 역사는 ‘가격은 오르는데 도수는 낮아진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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