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12.3 불법계엄 1년, 그후

양동민 정치부장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2025년 11월 30일(일) 18:32
12·3 불법 계엄이 일어난 지 1년이다.

계엄과 해제,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 지난 12개월.

시간을 거슬러, 2024년 12월 3일 , ‘내란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은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훈련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언론을 통제하려 한 이 쿠데타적 폭거는 국내외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께 비상계엄령에 대한 해제 결의안을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압도적 민의와 헌법 절차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명령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여 만이었다.

1979년 10월 26일 사태 당시 선포된 비상계엄령 이후 45년 만에 다시 국민은 계엄령을 마주했다.

계엄 당시의 군 투입 시도, 언론 통제 계획, 야권 지도부에 대한 체포 구상 등은 시민들에게 깊은 공포의 기억을 남겼다.

이 사건은 광주 시민들의 집단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헬기를 타고 국회에 나타난 무장된 최정예 군 병력이 국회 유리창을 깨는 폭력적 모습, 그리고 총을 든 군인들이 민간인과 맞서는 장면 등에서 80년 5월 광주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1979년 12·12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노태우의 신군부는 이듬해 5월 18일 0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광주는 침묵하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부터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때까지 4개월 넘게 온 국민이 충격과 혼돈에 빠진 그 기간, 집회·시위 등을 주도하며 민주주의 회복 여론을 끌어갔다.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건이 남긴 여파는 여전히 한국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내란 수괴’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당시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진행 중이고, 핵심 피고인들에 대한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첫 내란재판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선고는 내년 1월 21일 나올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이 구형됐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특별검사로부터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법원의 추 의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2·3 불법계엄 1년인 3일 전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추 의원 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정국에 파장이 예상된다.

제도적으로 허술한 부분도 고치고 있다.

계엄이 선포되더라도 국회의장 허가 없이는 군·경찰이 국회에 출입할 수 없도록 막고,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회의록을 즉시 작성토록 하는 등 제도적으로 허술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제헌절이 내년부터 공휴일로 부활한다. 또 짓밟힌 헌법의 소중함과 위엄, 또 지켜낸 K민주주의를 기리기 위함이다.

불법 계엄의 책임자들에 대한 법적·정치적 책임 규명이 하나씩 하나씩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란 사태를 주도하거나 공모했던 세력들은 여전히 음지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헌법 파괴 시도가 무모하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확산하고 있는 이유다.

때마침 광주에서 12·3 불법 비상계엄 상황에서 광주시민들이 보여준 연대를 기억하고, 5월 광주정신 등 민주주의 가치 공유와 확산하는 행사가 열린다. 1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예정된 ‘빛의 혁명, 민주주의 주간’이 그것이다. 이 기간 광주가 지켜온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행사들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불법 계엄 후 1년, 잊고 있는 것 중 하나인 개헌 여론이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수록하는 문제는 지역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민주주의 도시 광주가 국가와 함께 광주 정신을 계승해 나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양동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64495145523944000
프린트 시간 : 2025년 12월 01일 01:3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