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그린바이오산업 키워 미래 성장동력 만든다

농식품부 ‘육성지구’ 첫 지정…3대 분야 ‘융합형 모델’ 구축
나주 ‘식품소재’, 장흥 ‘천연물’, 순천·곡성 ‘미생물’ 특화 거점
R&D·실증·사업화까지 원스톱 지원체계…핵심 경쟁력 확보 기대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5년 12월 01일(월) 18:11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사업 모형
전남이 1700조원 규모의 글로벌 그린바이오 시장을 향해 본격적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가 올해 처음 시행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에서 전남이 식품소재·천연물·미생물 3대 분야를 하나의 체계로 묶은 전국 유일의 융합형 모델로 인정받으면서, 풍부한 생물자원과 연구 인프라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연결되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전남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조성사업 공모’에서 ‘AI 융합 글로벌 그린바이오 허브지구’가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지구 지정은 올해 1월 시행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법’에 따라 정부가 기존 단위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이 스스로 전략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추진됐다.

그린바이오산업은 농축산물, 미생물, 천연물 등 농업생명자원에 바이오·정보기술(BT+IT)을 접목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미래 핵심 산업이다.

전남의 지정 면적은 230만5095㎡로, 전남도를 비롯해 나주시·곡성군·순천시·장흥군을 거점으로 조성된다. 기업 10곳, 대학 4곳, 연구기관 8곳, 단체 1곳이 참여하며, 전국 육성지구 가운데서도 식품소재·천연물·미생물 3대 핵심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전남도는 이미 그린바이오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농지 면적(전국의 18.2%), 농업 생산량(19.0%), 친환경 인증 면적(50.3%), 아열대작물 재배 비중(59.0%) 등 주요 지표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풍부한 생물자원과 산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개발 역량이 이번 지구 선정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숙면효과가 탁월한 ‘흑하랑 상추’ 건강차, 눈 피로 개선 기능을 담은 차즈기 제품, 유자 부산물에서 추출한 화장품 원료 등이 대표적인 혁신 사례다.

전남도는 이번 지정 효과를 토대로 전남형 그린바이오 혁신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나주는 식품소재, 장흥은 천연물, 순천·곡성은 미생물 분야를 각각 특화 거점으로 삼아 산업 전반을 미래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육성지구 지정에 따라 각종 인센티브도 집중된다. 바이오파운드리, 소재 산업화시설 등 주요 국비 인프라 사업 참여 시 우선권을 확보하게 되며, 지구 입주기업은 제품 상용화 지원, 식품 기능성 평가 등 각종 사업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기획·연구개발(R&D)·실증·사업화·수출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연계 지원받을 수 있는 One-Stop 체계도 마련된다.

이 같은 지원은 농가와 기업에 모두 새로운 기회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농가는 표준화된 스마트팜과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안정적 원료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기업은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통합정보시스템(공공형 CDMO) 기반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신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산·학·연 협력을 튼튼히 구축해 전남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를 대한민국 농업미래를 이끄는 중심지이자, 글로벌 그린바이오 산업의 대표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푸드테크 연구센터, 천연물 전주기 표준화 허브 등 핵심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해 인재양성부터 스타트업 발굴, 기술개발·실증·사업화·시장진입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그린바이오 시장은 2020년 1조2000억 달러에서 2031년 3조9000억 달러로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7%에 육박하는 초대형 시장으로,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불확실성이 커지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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