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탐구자, 한 챕터 정리…새로운 음악여정 펼칠 것"

■새벽 5시 작·편곡 곡 유튜브 공개, 피아니스트 이상록
'로겜' 활동 피아노로 이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소리 추구
클래식 전공 타 예술장르 교류 활발…광주 공연 계획도

글·사진=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5년 12월 08일(월) 18:20
피아니스트 이상록씨가 최근 유튜브(@bluepiano rog_m)를 개설, 직접 작곡·편곡한 곡을 매일 업로드해 새로운 음악여정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일 광주 오월미술관에서 열린 기획공연 ‘소리, 숨’.
“오전 5시. 제가 작곡한 곡을 연주해 매일 한 곡씩 유튜브에 공유합니다. 피아니스트보다는 소리탐구자로 불러주세요.”

피아니스트 이상록씨가 최근 유튜브(@bluepiano rog_m)를 개설, 직접 작곡·편곡한 곡을 매일 업로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새벽 5시는 하루의 소리를 정리하는 의식같은 시간”이라며 “함평 소재 작업실에서 바흐로 하루를 시작해 인간의 근본적인 고독, 권태라는 작업적 테마를 바탕으로 어쿠스틱 피아노의 소리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곡들은 이렇게 그가 작곡·편곡해 연주, 아이폰으로 녹음한 것들이다. 유튜브 동영상 목록을 살펴보면 ‘다시, 미친바람’을 비롯해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소리를 잃은 학교종’. ‘귀천’, ‘그림자거울’ 등 유려한 연주로 귀기울이게 하는 곡들로 채워졌다. 그가 지난 2012년 펴낸 첫 시집 ‘지금 달에는 비가 내리고’에 수록한 시·사진과 연장선상에 있는 ‘소리, 숨’과 ‘다시, 달에게’ 등도 들어볼 수 있다.

업로드된 곡은 가사가 없고, 영상 역시 곡에 대한 설명이 따로 게재돼 있지 않다. 언어로 모두 표현하기 힘든 느낌, 그 본질을 음악에 오롯이 담고 싶다는 바람에서다.

피아니스트보다는 소리탐구자를 추구하는 그의 또다른 이름은 ‘로겜’(rog_m)이다. 이상록의 ‘록’과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마다 읽어온 까뮈의 ‘이방인’에서 주인공 메르소의 이니셜 ‘M’을 따 왔다.

로겜으로 활동하면서 피아노로 이끌어낼 수 있는 소리 자체, 어쿠스틱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소리를 추구하고 있다. 정통 클래식을 전공한 그가 그동안 클래식을 넘어 다양한 예술 장르와 교류, 작곡·편곡·연주를 통해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온 배경이다.

객석과 가까워 관객들과 온도를 느낄 수 있는 게 좋아 경직된 공연장 무대에서 벗어낫던 게 일반 가게나 미술관 등에서의 연주회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간 전주 소재 한 가게에서 피아노 한 대로 매달 연주회를 열었다. 지난 5일에는 광주 오월미술관에서 독주회 형태의 기획공연 ‘소리, 숨’을 선보였다. 광주에서 독주회를 선보인 것은 2000년대 이후 처음이다. 12·3계엄 사태 1년을 맞아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한다는 의미를 담은 무대였다. 이상록 소리탐구자와 오랜시간 함께 호흡을 맞춘 지박(첼로), 나무(소리·북·몸짓), 현욱(사운드디자인), 한울(비디오디자인) 등과 무대를 꾸렸다. 단순한 피아노 연주회가 아닌 악기와 소리 등이 겹치는 과정, 소리에 반응하는 움직임, 텍스트가 빛으로 산란한 영상 등으로 구성된 무대로 하나의 공연예술을 선사했다.

유튜브 채널(@bluepiano rog_m).
그는 “광주에서의 공연을 기점으로 다시 출발선에 섰다”며 “이번 무대로 제 한 챕터를 정리하고, 앞으로 새로운 음악여정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피아니스트 이상록은 조선대 사범대학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러시아국립음악원 그네신에서 수학하며 피아노와 실내악, 음악코치 등 세 개 학위를 받았다. 러시아 유학 당시 볼쇼이오페라단 전속 가수, 크렘린 오케스트라 소속 기악 연주자들과 수차례 음악회를 가졌고, 다양한 형태의 클래식 음악회, 기획 연주, 성악 리사이틀, 실내악 콘서트 등에서 연주자 및 음악감독, 작곡, 편곡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주대, 순천대, 전남대, 조선대, 호신대 등에서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피아노 앙상블인 선 클라비어(SUN_KLAVIER)와 위즈(WE_us)앙상블에서 음악감독, 광주교류센터 음악위원, 광주음악협회 피아노 분과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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