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관서 열리는 첫 회고전…풍수와 오방색의 진수

아시아문화전당 '오승윤전' 10일부터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
한국적 정서·색채 현대적 해석···회화·판화 등 총 37점 선보여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5년 12월 10일(수) 14:49
포스터
‘물고기(魚) Fish’
한국 구상 회화를 대표하는 오승윤(1939~2006)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이 펼쳐진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평생의 주제로 삼았던 그의 작업 세계를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여서 기대를 모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김상욱)은 10일부터 내년 1월 18일까지 복합전시6관에서 ‘오승윤: 풍수의 색, 생명의 선율’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립기관에서 열리는 첫 회고전으로, 오승윤 작가가 탐구해 온 풍수, 오방색, 민속적 조형미를 통해 한국 미술의 색채 미학과 정체성을 새롭게 해석한다.

전시에서는 작가의 주요 시기별 대표작(회화) 30점과 판화 7점 등 총 37점을 만나볼 수 있다.

‘선녀도 仙女圖 Nymphs’
‘바람과 물의 역사 The History of Wind and Water’
‘대한 大寒 Intense Cold’
두 점의 구상 회화를 시작으로, 1996년 모나코 국제현대미술전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세계에 한국적 미감을 알린 ‘회상’을 비롯해 오 화백의 화풍이 구상에서 상징적 구성으로 확장되는 분기점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1990년대를 전후해 전국을 답사하며 ‘한국적인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풍수 무등산’, ‘금강산’, ‘독도’ 등 자연의 기운과 오방색의 조화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색’을 찾고자 했던 예술적 여정도 함께 보여준다.

‘2004 광주비엔날레’ 출품작인 대작 ‘바람과 물의 역사’는 오 화백의 정신세계를 집약한 대표작이다. 작품 속에서는 인간, 동식물, 대지, 하늘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자연의 본질적 아름다움과 생명의 순환이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시기 오 화백은 노트에 ‘해와 바람, 흙과 물, 나무와 풀, 그리고 우리 자신이 하나가 되는 것이 곧 선(禪)’이라고 기록하며, 예술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본래 순수성을 회복하고자 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이러한 순수의식과 자연 본질을 상징하는 존재로, 생명과 조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풍수 무등산 風水 無等山 Wind and Water at Mt. Mudeung’
오승윤 화백
<>1939년 개성에서 태어나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한 오승윤 화백은 한국 미술 최초의 인상주의 화가 오지호 화백의 둘째 아들로, 평생을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주제로 한국적 정서와 색채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그의 대표작 ‘풍수’ 연작은 오방색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 색채 구성과 상징적 화면 구성으로 한국 회화의 정신성과 조형미를 세계적 언어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욱 전당장은 “이번 전시는 자연과 삶의 질서를 예술로 승화시킨 오승윤 화백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자리”라면서 “작품이 지닌 조화와 생명의 아름다움이 오늘의 관객들에게 새로운 울림을 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ACC는 앞으로도 지역 예술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예술 자산을 발굴·확산해 함께 성장하는 문화 거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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