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100m 한국新’ 김국영 은퇴…국가대표 코치로 뛴다

남자 10초07 새역사 열어…역대 1위부터 7위까지 기록 보유
올해 9월 광주시청 소속 마지막 활동…여자 단거리 대표 지도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2025년 12월 12일(금) 17:33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으로 선출된 육상 스타 김국영. 연합뉴스
지난 9월 ‘제36회 KTFL 전국실업단대항육상경기대회’ 남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광주시청 육상팀. 왼쪽부터 김태효, 김국영, 강의빈, 고승환. 사진제공=광주시청 육상팀.
한국 육상 간판스타 김국영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국가대표 지도자로 2막을 연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광주시청 소속으로 대회를 뛴 김국영은 12일 대한육상연맹이 발표한 국가대표팀 대표코치 채용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그는 여자 단거리 국가대표 선수의 성장을 돕게 됐다.

김국영은 한국 남자 단거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였다. 그는 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하며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 기록(10초34)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어 같은 대회 준결승에서는 10초23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한국 단거리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김국영의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15년 7월 9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을 뛰며 신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2017년에는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BS배에서 10초13을, 이틀 뒤 열린 코리아오픈 100m 결선에서는 10초07로 주파하며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그가 작성한 10초07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대기록이다. 김국영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10초1의 벽을 돌파한 스프린터 역시 없다. 실제 한국 남자 100m 역대 1~7위(10초07~10초16) 기록은 김국영이 모두 보유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의 활약 또한 눈에 띈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100m와 계주를 포함해 총 다섯 차례 본선 무대에 올랐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로 자리매김했다.

또 2023년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에서 이정태, 이재성, 고승환과 함께 38초74의 기록을 합작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메달은 37년 만이었다. 이전 메달은 성낙균, 장재근, 김종일, 심덕섭이 이어 달린 1986년 서울 대회다.

이후 국내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간 김국영은 올해 9월 마지막 무대를 금빛으로 장식했다.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36회 KTFL 전국실업단대항육상경기대회’ 남자 400m 계주에서 김태효, 강의빈, 고승환과 호흡을 맞춰 39초34로 금메달을 따낸 것.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김국영은 사실상 은퇴 절차를 밟았다.

이렇듯 화려한 커리어를 작성한 김국영 또한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었다. 한국 육상 단거리의 숙원인 ‘9초대 진입’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면서 여러 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9초대를 달성하지 못한 채 스프린터로서의 여정을 마치고 지도자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김국영은 올해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장직을 소화하며 선수들의 처우 개선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육상 여자 단거리 대표팀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선수가 아닌 후배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소화하게 된다. 한국 육상의 성장을 주도했던 김국영이 국가대표 단거리의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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