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랜드마크될 ‘도자문화관’ 들어섰다

국립광주박물관, 18일 국립박물관 첫 도자 전문 전시관 개관
한국 도자·신안해저 출수품 등 7000여점 공개…개막 특별전도

글·사진=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2025년 12월 17일(수) 18:39
국립광주박물관 ‘도자박물관’이 18일 문을 연다. 사진은 도자박물관 외관.
신안해저 도자 전시실 전경.
전남 강진 지역 전통 가마 기술과 고려인의 미감이 어우러진 12세기 비색청자 병과 접시, 잔과 받침, 항아리.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아시아 도자문화 교류의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도자문화관’이 착공 2년 만에 문을 연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최흥선)은 도자문화관 개관을 하루 앞둔 17일 언론공개회를 갖고, 한국 도자기 1000년의 유산과 14세기 신안 해저 문화유산 7000여점을 공개했다. 국립박물관 최초로 개관한 도자기 전문 전시관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자문화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도자문화관은 국립광주박물관이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아시아 도자문화 교류의 거점이라는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성과로, 2023년 착공 이후 공사와 내부 전시 설치를 마무리하며 완성됐다.

현재 갖고 있는 도자는 9만1000점이다. 도자관 개관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 도자 2만5000점을 광주로 이전했다. 고 이건희 회장이 광주박물관에 기증한 1000여점, 충효동 분청사기 1만2000여점, 완도 3만여점과 강진 사당리 및 광주지역 출토 유물 역시 포함됐다. 이는 현재까지 보지 못한 대규모다.

도자문화관 건축 연면적은 7137㎡, 지상 2층 규모다. 1층에는 한국 도자 및 신안해저 도자 전시실과 디지털 아트존·소장율을 최대한 높인 도자 전용 수장고가 마련됐다.

한국 도자 전시실은 ‘한국 도자기, 1000년’이라는 주제로 고려의 청자에서 조선의 분청사기·백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도자기 천 년의 역사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조명한다.

보물 ‘청자 귀룡모양 주자’(고려 12세기).
한국 도자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청자 도자들. 버들무늬 항아리와 상감 국화무늬 긴목병, 음양각 구름 연꽃잎무늬 병, 원앙 모양 연적, 오리 모양 연적, 참외 모양 병.
전시된 다채로운 모양의 청자들.
한국 도자기는 고유한 미의식 위에 주변 문화와의 교류, 그리고 장인들의 끊임없는 실험과 혁신이 더해지며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생산의 관점에서 제작기술의 진화, 한국적 미감, 마침내 모두의 그릇이 된 자기의 역사·문화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국보 ‘청자 상감 모란 국화무늬 참외 모양 병’과 보물 ‘청자 귀룡모양 주자’, 보물 ‘백자 청화 산수무늬 팔각연적’ 등이 출품돼 눈길을 끈다.

신안해저 도자 전시실에서는 1323년 침몰한 신안해저선과 함께 바닷속에서 되살아난 14세기 동아시아 해상교류와 무역의 실체를 조명한다. 신안해저 문화유산은 1975년 전남 신안 증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이후 1976년부터 본격적인 수중 발굴을 통해 도자기와 교역품 수만 점이 확인됐으며, 이를 계기로 1978년 국립광주박물관이 건립됐다.

인양된 신안해저유산은 도자기 2만5000여점, 금속제품, 동전류 28t, 자단목, 선상 생활용품 등 총 2만7000여점에 달한다.

신안해저선은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14세기 해상교류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200t급 대형 무역선으로, 출수 도자기는 신안해저 문화유산의 가치를 대표하는 핵심 유물이다. 이번 전시는 ‘바다를 건넌 꿈, 신안해저선’을 대주제로, ‘청자 여인상’, ‘주름무늬 항아리’, ‘시문 청백자 접시’ 등을 통해 동아시아 문화교류의 현장과 당시 사람들의 삶 및 취향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뮤지엄숍에서 판매 중인 국립광주박물관 도자문화관 개관 및 뮷즈 상품들. 달항아리 개인 퇴수기와 백암3인 차도구, 무등절리 다용도 볼, 무등절이 잔과 접시 세트, 무등절리 컵, 고요한 아침의 나라 전통차, 만월잔.
<>몰입형 미디어 전시실인 디지털 아트존은 길이 60m의 초대형 파노라마 스크린에 ICT 기술을 접목, 고해상도 영상과 고품질 음향, 공간 전체를 감싸는 입체 시청각 연출로 영상 속에 들어가는 듯한 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개관 기념 첫 콘텐츠인 ‘흙의 기억, 빛으로 피어나다’는 광주·전남의 대표 자연경관을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흙·물·불이 빚어낸 도자기의 탄생 과정을 서정적으로 재해석했다. 이와 더불어 상영 후에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공한다.

향후 도자기를 비롯한 문화유산 원형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자문화 미디어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층은 관람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엄숍과 카페를 조성해 보는 공간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변화를 꾀했다. 야외에는 고 이건희 회장기증 석조문화유산 41점이 조성됐다. 뮤지엄숍에서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도자기를 모티브로 자체 제작한 댕글팟(Dangle POT) 등 다양한 문화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협업해 도자문화관 개관 기념 신규 상품을 출시,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문화상품도 광주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 도자문화관 개관을 기념해 특별전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이 함께 개막한다. 전시는 지난 3월에 종료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의 순회전시로, 고려시대 도자공예의 예술성을 대표하는 ‘상형청자’(象形靑磁)를 광주에서 선보인다. ‘청자 어룡모양 주자’ 등 국보 3건, ‘청자 죽순모양 주자’ 등 보물 3건을 포함해 최고급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 131점이 본관 특별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최흥선 관장은 “도자문화관 개관으로 국립광주박물관이 도자기를 매개체로 동아시아 속 대한민국이 우뚝 설 수 있었으면 한다. ‘광주박물관’하면 ‘도자기’라는 인상이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자문화관이 광주·전남의 대표 명소가 되는 것과 함께, 도자문화관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 도자 문화가 융합해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K-도자기 붐’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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