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촉매 문제 해결…상온서 수소 생산 길 ‘활짝’

켄텍 연구진, 전해질 공학 기반 촉매 재생 전략 개발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5년 12월 18일(목) 10:19
곽혜림 학생
박철우 박사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기술의 고질적인 한계였던 ‘촉매 비활성화’ 문제 해법을 국내 연구진이 제시해 주목된다.

18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에 따르면 최근 김우열 교수 연구팀이 촉매 비활성화 문제의 원인을 ‘촉매 파괴’가 아닌 전해질 환경에 의해 촉매가 일시적으로 오염된 상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규명하고, 이를 되돌릴 수 있는 전해질 공학 기반 촉매 재생 전략을 개발했다.

암모니아는 액체 상태로 저장·운송이 쉬워 차세대 수소 운반체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기술은 500도 이상의 고온 분해 공정에 의존해 에너지 소모와 비용 부담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과 전기를 동시에 활용하는 광전기화학(PEC·Photoelectrochemical) 암모니아 산화 반응(AOR·Ammonia Oxidation Reaction)은 상온·저전압 조건에서 수소 생산이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반응 시간이 지날수록 촉매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비활성화 문제가 상용화를 가로막아 왔다.

연구팀은 촉매 성능 저하의 핵심 원인이 물 기반 전해질 환경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 중간체에 의한 ‘표면 중독 현상’임을 밝혀냈다. 촉매 자체가 파괴된 것이 아니라, 반응 부산물로 인해 일시적으로 기능이 제한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 규명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기존 물 기반 전해질 대신 비수계 용매인 아세토니트릴(MeCN)을 적용해 비스무트 바나데이트(BiVO₄) 광양극에서 NOx 축적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그 결과 수계 조건 대비 수소 생산 효율이 최대 6.9배 향상됐다. 특히 한 번 성능이 저하된 촉매도 다시 초기 수준에 가깝게 회복되는 ‘촉매 재생(catalyst regeneration)’ 현상도 확인됐다.

실제 물 기반 전해질에서 BiVO₄ 전극은 1시간 이내에 광전류의 약 90%를 잃었지만, 구조적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촉매가 영구적으로 파괴된 것이 아니라 표면이 반응 부산물로 오염된 상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촉매를 소모품처럼 교체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전해질 환경을 주기적으로 제어해 촉매를 스스로 세척하고 되살리는 운전 전략을 내놨다. 실제 BiVO₄뿐 아니라 텅스텐 산화물(WO₃), 적철석(α-Fe₂O₃) 등 다양한 금속산화물 광양극에서도 비수계 전해질 적용 시 유사한 안정성 향상을 확인, 해당 개념의 범용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연료전지, 태양광 연계 전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우열 교수는 “물 활성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전해질 공학은 NOx 중독 억제와 촉매 재생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향후 분산형 수소 생산 장치와 재생에너지 연계 수소 스테이션의 수명 연장과 유지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철후 켄텍 박사후연구원과 곽혜림 학생(지도교수 김우열)을 중심으로 구근호 켄텍 교수, 문건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박현웅 경북대 교수 등이 수행했다. 연구 성과는 독일화학회(GDCh)가 발행하는 세계적 화학 저널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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