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시대 가족의 일원 소의 유산 조망

비움박물관 기획전 2월 20일까지…인문학산책도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5년 12월 19일(금) 22:50
전시 전경
광주비움박물관은 겨울기획전을 지난 12일 개막, 2026년 2월 20일까지 ‘문명의 뒷마당 워낭소리 그 겨울은 따스했네’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사진은 전시 전경
광주비움박물관은 겨울기획전을 지난 12일 개막, 2026년 2월 20일까지 ‘문명의 뒷마당 워낭소리 그 겨울은 따스했네’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이번 전시에는 농경시대 가족의 일원이었던 소와 관련된 워낭, 여물바가지, 여물통, 코뚜레, 멍에 등이 출품됐다. 이들 농업유산들은 이제는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가운데 관람객들에게 옛 시대의 정취를 안겨줄

전망이다.

이를테면 추운 겨울 아침이면 농부는 딸랑 딸랑 울리는 워낭 소리에 잠이 깼다. 잠에서 깨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쇠죽솥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쇠죽을 끓이는 것이었다. 황소 등을 쓸어주며 알맞게 식힌 쇠죽을 먹인 후에야 자신의 아침밥을 챙겼다. 들에서 종일 일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농부는 행여 소가 지칠까 소 등에 타지 않고 나란히 걸어왔다. 농부는 소를 부려서 일을 했지만 그 고마움과 노고를 충분히 알았고 가족으로 여기며 애틋해했다. 이처럼 농사를 지으며 보내던 시절을 상기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비움박물관은 그 시절 겨울 농가에서 잔잔하게 흐르던 정과 따스함을 워낭을 통해서 보여주려는 취지다.

또 겨울인문학산책 12월 강연도 마련, 오는 19일 오후 7시 이뤄진다. 이날 강연에는 강형원 교수가 맡아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알아준다면’이라는 주제로 시민들에게 삶과 사람과 관계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광주에서 유일한 사립 민속박물관인 비움박물관에서는 3만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소장품들 중에서 계절마다 주제에 알맞은 전시품들을 선별해 1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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