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6년 만에 뻥 뚫린 도로

이승홍 경제부 부장

광남일보@gwangnam.co.kr
2025년 12월 25일(목) 15:42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구간 도로가 22일 전면 개방됐다. 2019년 9월 착공 이후 통제됐던 도로가 약 6년 만에 원상 복구되며, 도심 교통은 정상화 단계에 들어섰다. 장기간 이어진 공사의 한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 이번 도로 개방은 상징성을 갖는다.

도시철도 2호선은 광주 도심을 순환하는 총연장 17㎞ 규모의 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공사 기간 동안 주요 간선도로는 왕복 6~9차로에서 2~4차로로 축소 운영됐다. 이로 인해 교통 혼잡이 상시화됐고, 상권 위축과 보행 안전 문제를 둘러싼 민원도 잇따랐다. 2019년 이후 접수된 관련 민원만 3900여건에 이른다.

광주시는 도로 개방 당일, 공사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하는 현장 점검 행사를 열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개방된 공구를 직접 점검했다. 강 시장은 앞서 도로 개방이 지연될 경우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 개방은 당시 제시한 시점에 맞춰 이뤄졌다. 행정 책임을 공개적으로 걸고 일정 관리에 나섰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이번에 개방된 구간은 착공 이전과 같은 차로 수로 복구됐다. 광주시는 이를 통해 도심 차량 흐름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부 구간에서는 정체 완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다만 백운광장 일원과 일부 정거장 주변 등 총 687m 구간은 자재 반입과 지하차도 공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단계적 개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광주시는 공사 지연의 배경으로 예상보다 많은 지하 암반과, 30년 전 설계 기준보다 크게 늘어난 전력·도시가스·상하수 등 지하 매설물 문제를 들었다. 공정 관리가 복잡해졌고, 공사 여건도 당초 계획보다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시민 불편이 장기화되자 지난 7월 시민불편 신속대응 전담팀을 구성해 주요 교차로와 간선도로 정비, 차선 재도색 등을 추진하며 교통 여건 개선에 나섰다.

이번 도로 개방으로 도심 교통 여건은 분명 일정 부분 개선됐다. 그러나 도시철도 2호선 전체 완공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공사의 종착점이라기보다 중간 단계에 가깝다. 남은 공정의 관건은 같은 방식의 불편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 대형 인프라 사업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은 분명하지만, 장기 공사로 누적되는 시민의 일상 역시 같은 무게로 고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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