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전남 말(午) 관련 지명 ‘전국 최다’인 이유는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
| 2026년 01월 05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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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소, 호랑이 등 12개의 동물을 뜻하는 12지중 순서상 일곱번째인 말은 한자로는 ‘낮 오(午)’로 표현하는데 시간으로는 하루 중 태양이 중천에 떠 있는 오시(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를 가리킨다. 이들중 가장 씩씩하고 역동적인 기상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불교에서는 죽은 이의 영혼을 인도하는 영물로 여기고 있으며 민속학에서는 액운을 막고 전진하는 힘을 상징한다.
전남 말 지명은 마을이 128곳으로 가장 많고 섬 44곳, 산 23곳 등의 순이다. 시군별로는 신안군이 32곳, 진도군·완도군·해남군이 각각 14곳 있고 산악지형이 많은 곡성군은 3곳밖에 없다고 한다.
전에 말 지명이 유독 많은 것은 예전부터 가축 관리가 편리해 말 목장이 많이 설치됐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신안·진도·완도 등은 천혜의 울타리인 바다로 둘러 싸여 조선시대 말을 기르기 위해 정부가 축조된 돌 성곽인 ‘목장성’이 곳곳에 설치될 정도로 목축문화의 거점역할을 했다고 한다.
또 말이 농경사회에서 풍년과 번창,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즉, 농도인 전남에서 마을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풍수적인 의미를 담아 말의 형상을 닮은 마을이나 들판, 산 등에는 말 관련 지명을 붙였다는 것이다.
마을 지형이 말발굽을 닮은 나주시 성북동의 마제촌, 달리는 말 모양인 담양군 월산면의 ‘도마산(跳馬山)’,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무안군 무안읍의 하마거리, 말 걸음을 시켰다는 보성군 노동면 ‘말고리재’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다시 말해 말은 전남에서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길을 열고 터를 정하는 신성한 존재였다는 얘기다.
병오년 새해, 세상을 질주하는 말의 기세처럼 광주·전남 시도민 모두 역동적이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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