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포기각서’ 강요한 업주 재판행

10년간 폭행…심리 지배·사적 심부름도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1월 11일(일) 18:01
10년 넘게 부하 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신체 포기각서’ 작성을 강요하는 등 심리적 지배를 이어가다 끝내 죽음에 이르게 한 40대 휴대전화 대리점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목포지청 형사2부 황영섭 부장검사는 상습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강요, 약사법 위반 교사 등의 혐의로 휴대전화 대리점 대표 A씨(43)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남 목포시의 한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근무하던 직원 B씨(사망 당시 44세)를 장기간 폭행하고 폭언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매출 부진이나 근무 태도 등을 이유로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며 B씨의 일상과 심리 상태를 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에게 “손해를 끼쳤으니 책임져야 한다”며 죄책감을 주는 방식으로 장기간 심리적 지배를 이어갔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욕설과 위협성 발언을 반복하며 사실상 노예처럼 부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처방약 대리 수령, 음식 배달 등 업무와 무관한 사적 심부름도 지속적으로 강요했다.

특히 A씨는 B씨에게 ‘신체 포기각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겠다는 취지의 변제이행 각서까지 추가로 쓰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행위가 B씨를 극단적인 심리 상태로 몰아넣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극심한 괴롭힘에 시달리던 B씨는 지난해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A씨는 보관 중이던 신체 포기각서를 덮어쓰는 방식으로 범행을 은폐하려 했으나, 검찰은 문서 감정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상습 상해와 임금·퇴직금 미지급 혐의 외에도, 가스라이팅에 의한 주종관계 형성, 장기간 폭행과 강요 행위 등을 추가로 입증해 혐의를 보강했다.

목포지청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 상담 등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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