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 속 자영업자들 수입 멸균우유 찾는다

미국산 우유 관세 0%, 유럽산도 7월부터 무관세
영양소 차이 없어…‘가성비’ 공세 극복 어려워져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2026년 01월 26일(월) 18:05
# 광주 서구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40대 A씨는 최근 라떼나 제빵에 기존에 사용하던 우유 대신 수입 멸균 우유로 대체하고 있다. 수입 멸균 우유가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소비기한이 길어 재고 부담이 적다는 점과 가격도 국내 우유보다 2000원 정도 저렴해 원가 부담이 큰 상황에서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미국산 우유 관세가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관세 인하를 계기로 수입 멸균우유가 빠르게 국내 시장으로 파고들고 있다.

특히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가 압박에 큰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수입 멸균 우유 소비가 늘고 있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산 우유의 관세는 기존 2.4%에서 0%로 내려갔다.

유럽산 우유 관세도 기존 4.8~2.5%에서 2.5~0%로 낮아진 상황에서 오는 7월부터는 이마저도 전면 철폐된다.

기존 평균 36%에 달했던 유제품 관세가 사라지는 것이다.가격경쟁력 또한 수입 멸균 우유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제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폴란드산 멸균우유 ‘믈레코비타 3.5%(1L)’는 1900~1950원인데 비해 국내산 냉장우유는 2970~2990원에 팔리면서 1000원 정도 차이가 나고 있다.

여기에 멸균우유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소비기한이 1년에 달해 재고 관리 부담이 적으면서도 냉장우유와의 영양소 차이도 크지 않다.

130~150도에서 0.5~5초간 살균하는 초고온살균법(UHT)으로 처리하는 일반 냉장 흰 우유와 동일하게 멸균 우유도 이와 같은 처리법을 적용한다.

다만 차이는 멸균우유의 열처리 온도가 냉장우유보다 높다는 점이다.

실제 멸균우유 수입량은 지난 2016년 1214t에서 2024년 4만8671t으로 약 40배 불어났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소비자조사 결과에서도 수입 멸균우유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국산 시유보다 보관이 간편해서’(60.9%)와 ‘가격이 저렴해서’(26.4%)‘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개인 카페나 베이커리처럼 원가 압박이 큰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수입 멸균 우유로 향하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다.

광산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B씨는 “원두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원두뿐만 아니라 우유, 컵 등 납품 계산서 대부분에 가격이 올랐다거나 올릴 예정이라는 안내가 이어지고 있지만 동네 카페 특성상 단골이 많고 주변에 카페가 많아 가격 인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이어 “자구책으로 국내 우유보다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를 이용해 라떼나 디저트에 사용하면 손님이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 원가 부담 속에서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원가 절감이 우선되는 카페, 제과·제빵업체 등을 중심으로 보다 저렴한 우유를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국내 우유 시장이 환율 덕에 수입 우유 등의 공세에 버티고 있지만 향후 매대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우유 시장도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며 “다만 대형 유업체와 달리 지역 낙농가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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