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가 뭐길래…헌혈의집에 번진 ‘선한 대기열’

헌혈의집 충장로센터, 10~20대 헌혈자로 문전성시
문 연지 30분만에 30명 대기…"추가 이벤트 검토중"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1월 26일(월) 18:12
10~20대의 헌혈자들이 지난 23일 오전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에서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에는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 증정 이벤트 소식에 10~20대의 헌혈자들로 붐볐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지난 23일 하루 동안 전혈·혈소판 헌혈에 참여한 사람에게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를 선착순 증정했다.


“헌혈도 하고, 구하기 힘든 두바이 쫀득쿠키도 받으니 더 기뻐요.”

지난 23일 오전 10시 광주 동구 헌혈의집 충장로센터. 문이 열리자마자 대기실은 금세 사람들로 채워졌다. 평소보다 유난히 활기가 넘쳤다. SNS를 타고 퍼진 ‘두쫀쿠 증정’ 소식 때문이다. 10~20대 젊은 헌혈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번호표를 뽑았고,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쿠키를 포장하고 기념품을 정리했다.

충장로센터는 한때 전국 헌혈자 수 1위를 기록했던 곳이다. 2015년 한 해에만 3만6000명 넘는 시민이 찾았다. 하지만 상권 이전과 유동인구 감소로 지난해 헌혈자는 2만1000명대로 줄었다.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은 이날 전혈·혈소판 헌혈자 선착순 70명에게 두바이 쫀득쿠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센터 입구에는 ‘금요일 하루 두쫀쿠 증정 이벤트’, ‘멀티비타민 받으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를 힐끗 보던 시민 몇 명은 발길을 돌려 센터 안으로 들어섰다. 전자문진실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헌혈자들이 줄을 섰고, 직원과 봉사자들은 처음 방문한 시민들에게 절차를 차분히 안내했다.

체혈실에서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은 헌혈자들이 간호사의 설명을 들으며 팔을 내밀었다.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긴장된 표정도 잠시였다. 문을 연 지 30여 분 만에 대기 인원은 30명 가까이로 늘어났다.

헌혈을 마친 뒤 손에 쥔 작은 상자는 생각보다 큰 미소를 만들었다. 쿠키를 받은 헌혈자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인증사진을 남기며 서로를 바라보고 웃었다.

이날 첫 헌혈자였던 윤어신씨(20·서구 금호동)는 “친구들과 함께 오려다 혼자 왔는데, 헌혈의집이 이렇게 북적이는 건 처음 봤다”며 “좋은 일도 하고 누나에게 줄 선물도 생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소정·최재원양(19)은 이틀 전부터 헌혈을 준비했다. “선착순이라 해서 충분히 자고 물도 많이 마셨다”며 “이런 이벤트를 계기로 헌혈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전남혈액원은 동절기 혈액 수급 안정을 위해 ‘사랑의 헌혈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충장로센터 관계자는 “평소 오전 헌혈자는 10명 이내였는데, 오늘은 2~3배로 늘었다”며 “지역 카페나 기관과 협업해 시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이벤트를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활기와 달리 혈액 사정은 여전히 빠듯하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광주·전남지역 혈액 보유량은 3.5일치에 불과하다. 정부 기준으로 ‘관심’ 단계다. A형과 AB형은 특히 부족하다.

작은 쿠키 하나가 만든 줄은 길지 않다. 그러나 그 줄 끝에서 누군가는 오늘도 생명을 기다린다. 이날 충장로센터의 오전 풍경은, 선의가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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