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수된 범죄수익 400억, 검찰 손에서 사라졌다 광주지검, 비트코인 320개 분실 사실 뒤늦게 확인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
| 2026년 01월 27일(화) 18:41 |
![]() |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올해 초 범죄자금으로 압수·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상당수를 분실한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분실된 비트코인 320개는 광주경찰청이 2021년 11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딸 A씨(여·36·수감 중)의 전자지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것이다.
A씨는 부친 B씨와 함께 2018년부터 2021년 사이 태국에서 비트코인 2만4613개를 입금받아 온라인 비트코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공간개설 등)로 기소됐다. B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비트코인을 이용한 새로운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했고, 이후 수감되자 사이트 운영을 딸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초기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이 비트코인 4000개 수준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국내 자금세탁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벌인 끝에 A씨를 검거했다. 당시 경찰은 A씨의 전자지갑 6개에서 총 1797개의 비트코인을 확인하고 모두 압수하려 했으나, 누군가 접속해 대부분을 탈취하면서 320개만 확보하는 데 그쳤다.
경찰은 2023년 1월 A씨 신병을 검찰에 넘기며 압수한 비트코인 320개도 함께 이관했다. 이때 검찰로 넘겨진 것은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비트코인에 접근·처분할 수 있는 정보가 담긴 ‘콜드월렛’이라는 이동식 저장장치였다. 해당 저장장치에는 지갑 주소 3개와 각각의 비밀번호, 니모닉 코드가 포함돼 있었다.
검찰이 관리하던 비트코인 320개는 2년 넘게 유지되다가 지난해 8월 21일 오후 누군가의 전자지갑으로 이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압수 과정에서 생성한 3개의 지갑에 나뉘어 보관돼 있던 비트코인이 단일 지갑으로 한꺼번에 옮겨진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피싱 피해를 당했다”며 “검찰 인사이동 이후 담당자 인수인계 과정에서 압수 비트코인 현황을 확인하던 중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에 분실한 사실을 올해 초에 인지한 것이다.
분실 사실이 드러난 시점은 A씨의 유죄가 확정된 직후다. A씨는 도박사이트 운영을 총괄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8일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며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압수된 비트코인 320개에 대한 몰수 처분도 확정됐고, 국고 귀속 절차를 진행하던 중 뒤늦게 분실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찰은 내부 감찰과 수사를 병행하며 분실된 비트코인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분실된 비트코인이 아직 현금화되지 않아 추적이 완전히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라는 설명도 내놨다.
그러나 언제 어떤 경로로 누구의 관리 소홀로 자산이 유출됐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중·삼중의 보안이 요구되는 가상자산 관리에서 기본적인 통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관련자에 대한 책임 규명이나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수사와 감찰을 통해 사안을 엄중히 들여다보고 있다”며 “제도 개선과 매뉴얼 정비를 통해 가상자산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