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광주·전남 통합…불이익 최소화 해법은?

김귀진 사회부 광양담당 이사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1월 27일(화) 18:41
김귀진 사회부 광양담당 이사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통합 방식과 절차를 둘러싼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광주시는 ‘행정통합 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고, 전남도는 민관 합동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도민 공청회를 여는 등 통합을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27일에는 광양 커뮤니티센터에서 전남도와 전남연구원, 광양시가 공동으로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방 소멸의 위기를 떠나 행정통합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지방자치 시대에 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행정통합은 꼭 필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추진 방식이다. 지금처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속도전에 치중한 통합 추진은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통합의 ‘이익’과 ‘불이익’을 단순 비교하며 찬반을 가르는 접근은 민주적 숙의 과정과도 거리가 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해소 방안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해외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기타큐슈시는 인구 100만 명 규모의 도시로 통합되기까지 무려 2년의 시간을 들였다. 와카마쓰, 도바타, 야하타, 고쿠라, 모지 등 5개 시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한 후에야 합병에 이르렀다.

대표적인 사례가 야하타 지역이다. 야하타제철소로 인한 공해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이 지역에서 발생한 세금은 통합 이후에도 일정 기간 야하타에 사용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타큐슈시는 이를 받아들여 야하타에서 나온 세금을 5년간 해당 지역에만 사용하도록 했다. 반대의 명분을 제도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한쪽의 희생이나 불이익을 전제로 한 통합은 갈등만 키울 뿐이다. 모두가 이익을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충분한 연구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 그래야 지역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통합 시점을 한시적으로 2년 또는 4년 뒤로 미루는 특별법 제정도 검토할 수 있다.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친 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방분권과 지역 상생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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