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10억 분실’ 광주지검, 내부 감찰 착수

수사관 5명 휴대전화 압수·디지털 포렌식 조사 추진
외부인 탈취 확인…압색 영장 집행 등 수사 별도 진행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1월 28일(수) 18:27
검찰이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 과정에서 압수해 보관하던 400억원대 비트코인을 분실한 사건을 두고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 사건과 관련해 압수·보관 중이던 비트코인 320.88개가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검찰 수사관들을 상대로 내부 감찰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압수물 관리와 인수인계에 관여한 수사관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도 진행 중이다.

분실된 비트코인은 대법원이 이달 초 몰수를 확정한 범죄수익 전부다. 이날 기준 시가(개당 1억2881만원)로 환산하면 413억3287만원에 이르는 규모로, 검찰이 관리하던 가상자산이 한꺼번에 사라진 사례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비트코인은 광주경찰청이 2021년 11월 불법 비트코인 도박사이트 운영자 A씨(36·여)의 전자지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됐다. A씨는 부친과 함께 2018~2021년 태국을 거점으로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대규모 비트코인을 입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A씨의 전자지갑 여러 개에서 1800여 개의 비트코인을 확인했으나,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대부분을 빼돌리면서 실제 압수에 성공한 물량은 320여 개에 그쳤다. 이 비트코인은 2023년 1월 A씨가 구속 송치될 당시 검찰로 이관됐다.

검찰이 넘겨받은 것은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전자지갑 접근 정보가 담긴 ‘콜드월렛’ 형태의 저장장치였다. 해당 장치에는 여러 지갑 주소와 비밀번호, 니모닉 코드가 함께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내부 조사 결과, 이 비트코인들은 지난해 8월 한 차례에 걸쳐 모두 외부 전자지갑으로 이체됐다. 검찰은 인사이동에 따른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수사관이 압수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접속을 시도하다가, 정상 사이트가 아닌 피싱 사이트에 접속해 자산을 탈취당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분실 시점과 인지 시점 사이의 시간 차다. 비트코인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은 지난해 여름이지만, 검찰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올해 1월, A씨의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였다. 몰수 집행을 위해 전자지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야 비트코인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검찰은 분실된 비트코인이 아직 현금화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을 이어가는 한편, 내부 감찰 결과에 따라 책임자 문책과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검찰은 비트코인 탈취 자체는 외부인이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고,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관련 수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다만 내부인의 연루 정황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비트코인을 되찾기 위해 수사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 감찰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범죄 혐의점이 나오면 공식 수사로 전환하겠다”면서 “피싱 피해 금액을 추적해 몰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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