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해서" 방화문 개방… 안전불감증 수두룩 최근 5년 공동주택 화재 1087건·인명피해 101명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
| 2026년 01월 29일(목)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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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동구 금남로 한 오피스텔은 이동 편의를 위해 누군가 벽돌로 방화문을 열어 놓은 상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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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서구 화정동 A아파트 방화문 앞에는 수레가 놓여져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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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동구 금남로 한 오피스텔은 화재 진화를 위해 쓰이는 소화기가 방화문을 고정하기 위한 도구로 쓰여져 있었다. |
화재 발생 시 연기와 불길의 확산을 차단해 인명을 보호하는 공동주택 방화문이 주민들의 일상적 편의와 무관심 속에 상시 개방되고 있다. 방화문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화재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소방당국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의 최근 5년간(2021~2025년) 공동주택 화재 발생 건수는 1087건으로 광주 630건, 전남 457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총 10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광주 63명(사망 11명·부상 52명), 전남 38명(사망 9명·부상 29명)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207건(광주 121건·전남 86건), 2022년 208건(광주 119건·전남 89건), 2023년 218건(광주 124건·전남 94건), 2024년 230건(광주 129건·전남 101건), 지난해 224건(광주 137건·전남 87건)이 발생했다.
방화문은 법적으로 항상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연기 또는 불꽃으로 감지해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로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온도를 감지해 자동 닫히는 구조로 설치돼야 한다.
방화문을 폐쇄하거나 훼손할 경우는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현장은 법과 거리가 멀다. 이날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방화문이 활짝 열린 채 문 앞에 수레와 유모차가 놓여 있었다.
인근 다른 아파트 방화문에는 나무 고임목이 끼워져 있었고, 동구 금남로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벽돌과 소화기까지 동원해 방화문을 고정해 둔 모습이 확인됐다.
주민들은 ‘답답함’과 ‘편의’를 이유로 들었다. 한 아파트 주민 김모씨(36)는 “방화문을 항상 닫아야 하는지 몰랐다”며 “햇빛이 들지 않고 공기가 탁해 보여 습관처럼 열어둔다”고 말했다.
안전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 자체가 재난 시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방화문을 열어두는 순간 계단과 복도가 연기 굴뚝이 돼 대피 시간을 급격히 단축시킨다”며 “평상시엔 불편한 철문에 불과해 보이지만, 화재 순간에는 생사를 가르는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근본적 해법은 단속만이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방화문을 열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기계식 환기 설비나 자연 환기창 설치 기준을 강화해 거주자의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소방시설 관리가 우수한 단지에는 화재보험료 할인이나 점검 유예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 자발적 관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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