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서 존재감 넓힌 K팝…美 4대 음악시상식 수상하며 '도약'

케데헌 ‘골든’, K팝 장르 첫 수상…본상 후보 로제, 오프닝 무대 장식
가요계 "K팝 영향력 평가받아…편견 없이 더 많이 소비되길"

 이날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던 그래미 어워즈에서 ‘골든’이 수상작으로 호명되며 K팝 장르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yna.co.kr
2026년 02월 02일(월) 18:32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골든’은 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Premiere Ceremony)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사진은 2일 서울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에 비치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 연합뉴스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K팝 장르 최초로 수상작이 나오면서 K-컬처가 미국 주류 문화계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팝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 이어 그래미 어워즈까지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또한 이날 수상에 이르진 못했지만 블랙핑크 로제가 ‘아파트’(APT.)로 본상을 비롯해 3개 부문, 캣츠아이가 ‘가브리엘라’(Gabriela)로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역대 가장 많은 그래미 후보 지명을 끌어내면서 K팝이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보이그룹 팬덤 위주는 옛말…대중성 갖춘 ‘골든’ K팝 첫 쾌거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에서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이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시각매체용 최우수 노래) 부문에서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을 들어 올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영화 흥행에 힘입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한국계 미국인 이재(EJAE),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부른 ‘골든’은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1위를 석권했다. ‘골든’의 곡 작업에는 이재와 함께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 등 더블랙레이블 소속 K팝 작곡가들이 참여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골든’은 K팝을 퇴마라는 소재와 엮은 신선한 발상과 K팝의 디테일을 영화에 잘 녹인 점 등이 인기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 로제의 ‘아파트’가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본상)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레코드 오브 더 이어’(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해 총 3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오프닝 무대까지 장식하면서 K팝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

또 캣츠아이는 주요 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되고, 신인상 후보 자격으로 무대도 꾸며 현지 음악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작곡진, 그래미 어워즈 수상[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 글로벌 인기 든든한 K팝…“사회적 영향력 평가받아”

K팝 장르의 노래가 그래미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그래미 어워즈는 시상식을 주최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 투표를 통해 상업적 성과보다 음악성을 들여다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상업적 성과나 인기를 중심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MTV VMA 등에서 일찌감치 방탄소년단과 로제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지만 그래미와 K팝은 유독 인연이 없었다.

한국인으로는 앞서 소프라노 조수미(1993년)와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2012·2016년), 첼리스트 김기현(2011년)이 수상한 바 있지만, K팝 가수·작곡가·노래가 상을 받은 적은 없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63∼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지는 못했다.

‘골든’의 이번 수상은 K팝 장르가 그만큼 까다로운 미국 주류 대중음악계와 전문가 평가를 통과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규탁 조지메이슨대 한국캠퍼스 국제학과 교수는 “그래미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대중음악계를 대상으로 하며, 상업적 성과가 뛰어나다고 받을 수 있는 상이 아니다. 음악적·사회적 영향력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다”며 K팝이 사회적인 영향력을 평가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가요 기획사 관계자 역시 “이번 수상과 공연 무대가 기폭제가 돼 글로벌 주류 시장에서 K팝이 열혈 팬덤 음악이란 편견 없이 더 많이 소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팝은 그간 미국 등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어갔다. 연간 음반 판매량 감소세에도 지난해 음반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3억 달러(약 4천350억원)를 돌파했다는 것은 해외에서의 인기가 든든히 받쳐줬다는 방증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의 ‘2025년 연말 음악 보고서’에 따르면 ‘골든’은 24억3천만회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스트리밍된 노래로 기록됐고, ‘아파트’는 23억2천600만회로 4위에 올랐다.



◇ 싸이·BTS 이어 ‘케데헌’…K팝, 美 4대 시상식 모두 수상

K팝은 지난 2012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의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2013년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이날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던 그래미 어워즈에서 ‘골든’이 수상작으로 호명되며 K팝 장르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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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마지막 퍼즐’로 남아 있던 그래미 어워즈에서 ‘골든’이 수상작으로 호명되며 K팝 장르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하는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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