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혈액 나눔의 상징이 된 ‘두쫀쿠’ 임영진 사회부 차장
광남일보@gwangnam.co.kr |
| 2026년 02월 02일(월) 18: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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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역 혈액 보유량은 한때 일부 혈액형이 2일분 남짓까지 떨어져 경고등이 켜졌지만, 두쫀쿠 헌혈 이벤트를 계기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하루 평균 500명 남짓이던 헌혈자는 1000명을 훌쩍 넘겼고, 여수·순천 등 상대적으로 참여가 저조했던 지역에서도 변화의 기미가 뚜렷하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 효과였다.
그만큼 현장 분위기도 뜨거웠다. “쿠키는 안 받아도 되니 헌혈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시민, “차라리 우리가 쿠키를 사서 나누고 싶다”며 먼저 연락해 온 동네 카페들. 헌혈이 어려운 사람들은 기부와 홍보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혈액은 저장 기간이 짧고, 수급은 늘 불안정하다. 그래서 혈액 위기는 반복된다.
그럼에도 이번 반등이 의미 있는 이유는 ‘숫자 회복’보다 ‘연대의 복원’에 있다. 헌혈의 주체가 개인에서 공동체로 확장되는 순간, 나눔은 캠페인이 아니라 문화가 된다.
앞서 혈액원에서 밝혔듯이 혈액 수급에 대해서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수년간 혈액 수급의 주요 동력이었던 학교·군부대 단체 헌혈이 줄었고, 외부 봉사활동이 대입 전형에서 제외되면서 개인 헌혈 참여도 위축됐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청년층 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분명한 건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라, 쿠키 하나를 매개로 한 일상의 선택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차가운 혈액팩 뒤에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면, 광주·전남의 혈액 나눔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달콤함은 입에서 사라지지만, 함께했다는 기억은 오래 남는다. 이 아름다운 나눔의 풍경이 특정 이벤트가 아닌 일상이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