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구 늘리고 환경 지키는 ‘햇빛·바람 연금’

햇빛과 바람이 만든 기적 ‘신안의 이야기’
<1>‘주민 이익공유’ 롤모델 만들다
지자체 주도 에너지 개발로 지역경제에 활력
군, ‘민간→공공’ 전환…주민·지역에 소득 환원
거리 기준 배당·지역 화폐 지급…공정성 담보

신안=이훈기 기자 leek2123@gwangnam.co.kr
2026년 02월 05일(목) 19:09
김성환 기후환경에너지부장관(오른쪽 두번째)와 김영록 전남도지사(오른쪽 첫번째),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오른쪽 세번째)가 신안라마다호텔에서 사업관계자와 해상풍력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신안군 안좌 주민들이 지난해 4분기 햇빛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신안군의회가 지난 2018년 전국 최초로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 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신안군 안좌 솔라시티 태양광 발전소 전경
신안 자은 앞바다에 설치된 지주식 해상풍력 전경
햇빛과 바람이 지역의 소득원이 되거나 산업이 된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인구 감소와 재정 여건의 한계를 안고 있는 섬 지역은 늘 ‘이상’에 머물렀다. 신안군은 달랐다.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발전사업으로 보지 않았고, 지역을 바꾸는 수단으로 선택했다. 정책과 제도, 산업과 기술, 주민 참여와 이익 공유를 유기적으로 엮어 에너지를 지역 성장의 축으로 세웠다. ‘햇빛과 바람이 만든 기적, 신안의 이야기’를 통해 신안군이 어떻게 정책을 설계하고 산업을 키우며, 에너지를 지역경제와 삶으로 연결해 왔는지를 조명한다. 정책·제도에서 산업·기술, 재생에너지 기반 지역경제와 사회·환경 변화, 재생에너지 세계화 가능성까지 짚는다. 나아가 탁상 위 계획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 ‘1섬1정원’·‘1섬1뮤지엄’과 교통체계 혁신, 2000만 관광시대를 향한 전력까지 신안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담는다. 에너지 전환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신안의 선택은 지역이 주도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전환이었다. 신안군이 보여준 선택의 과정과 성과를 통해 대한민국 지역 에너지 전환의 또 다른 길을 묻는다.

정책은 한번의 성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반복되고 누적될 때 비로소 제도가 된다. 또 계획수립에서 시작해 행정 조직과 예산구조, 조례와 실행 체계를 통해 제도와 시스템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지자체가 방향을 설정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구조 속에서 정책은 일상적으로 작동했다. 개별 사업의 성과는 제도로 정리돼 다음 단계로 이어졌고, 현장에서 확인된 결과는 다시 정책 설계에 반영했다. 이 같은 순환 구조는 신안군의 에너지 정책이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행정으로 자리잡게 했다. 본지는 신안군이 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지자체 주도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현실화했는지 살펴본다, 주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개발과 주민과의 이익공유 구조, 공공 주도로 전환된 개발 방식이 주민 소득과 지역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지자체 주도의 에너지전환

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이 아닌 지역의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 중심의 정책과 민간 주도 개발 방식은 지역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고, 주민 갈등과 사업지연이라는 한계를 반복해 왔다. 실제 신안군은 감사원 점검과 행정소송 등 복수의 검증 절차를 거치며 제도의 공공성과 행정 판단의 정당성을 확인받았다. 신안군이 제도화의 길을 선택하면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지자체 주도의 정책 전환으로 돌파했다.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닌 지역 성장 전략으로 설정하고, 법적 행정적 검증과정을 거쳐 제도화했다.

기존 개발사업은 민간 개발사업자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경관훼손, 소음, 토지 이용 제한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이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은 사업자에게 집중됐다. 이로 인해 주민과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도 심화 됐고,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발생은 물론,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자체 주도의 정책 전환으로 개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줄이고, 경제적 이익은 주민과 공유하는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처럼 신안군의 에너지 전환은 발전 설비의 문제가 아니라 지자체가 주도한 정책 선택의 결과다. 이는 재생에너지 정책이 중앙정부 중심에서 지역 주도형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주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

신안군은 지난 2018년 전국 최초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며, 주민참여형 에너지 정책의 포문을 열었다. 조례는 태양광과 바람을 공공자원으로 보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특정 사업자나 일부 주민이 아닌 지역 주민 전체의 소득으로 환원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 신안군은 발전 사업에 주민 지분 참여를 허용하고 인허가 과정에서 주민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정책 장치를 마련했다.

다만 제도 시행과정에서 불균형과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조례가 수차례 개정되는 등 시행착오는 불가피해 지난해까지 무려 18회에 달하는 보완과 수정을 거듭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도 신안군은 이를 기반으로 햇빛·바람연금 제도를 도입, 협동조합을 통해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 주민이 태양광 발전사업에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해 발생한 수익을 분기별 연금 형태로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발전사업자들은 주민참여 비율 의무화에 따른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제기하며 집단 반발과 민원도 이어졌다. 하지만 제도적 주민참여를 통해 사업 지연과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주민과 사업자가 책임과 권한을 공유하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이 같은 신안의 모델은 지속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정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개발이익 공유와 주민소득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원칙 아래 신안군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 개발 초기부터 혜택의 단계적 적용을 설계하고 지역 발전과 주민 수용성을 동시에 고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역 발전소 거리 기준 배당과 지역 화폐 지급 방식은 공정성과 지속성을 담보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신안군은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발생하는 수익을 주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배분구조를 제도화 했다. 단순히 발전사업 인근 주민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방식을 벗어나 발전소와의 거리에 따라 차등 배당을 적용해 합리적 분배 원칙을 확립했다. 분배방식을 보면 발전소로부터 100m 이내 주민에게는 기본 배당의 4배, 500m 이내는 3배, 1㎞ 이내는 2배, 1㎞ 초과 지역에는 1배를 적용해 거리 기준에 따른 형평성을 제도로 확보했다.

더불어 주민 참여 수익금은 지역 화폐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와 자금 순환을 유도했다. 이는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소득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 구조로 설계했다. 신안군은 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갈등의 대상이 아닌 지역 소득 창출 수단으로 전환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발이익 공유 모델은 지역 상권 활성화와 주민의 안전적 소득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매개로 공정한 이익 분배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선 순환구조를 구축하며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주도로 전환된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모델

신안군은 민간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구조를 공공주도형 모델로 전환하며 지역 에너지 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주도형 신재생에너지 개발 모델을 도입해 주민 참여와 이익공유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킨 전국 최초 사례로 꼽히고 있다.

기존 민간 사업자 중심 개발은 개발 이익의 편중과 지역사회 갈등을 초래했다. 신안군은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 전반을 관리 조정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개발 체계를 구축했다. 이들 통해 에너지 개발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 내 이익 환원을 실질적으로 이뤄냈다는 여론이다.

특히 신안군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공유 조례를 통해 주민 참여를 의무화하고 발전사업 인허가 조건에 공익적 이익 공유를 명확히 규정했다.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도 지자체가 책임과 권한을 갖고 주민 참여 구조를 설계해 민간 주도 개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과 경제적 불균형을 최소화 하고 있다.

이 같은 신안군 모델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지역 공익과 주민 권익을 강화한 사례로 중앙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과도 연계 가능한 지방 에너지 전환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주민 참여·수익 배분 등 재생에너지 모델 구조는 어떻게 되나

에너지 정의는 발전 수익이 소수에 집중되지 않고 지역사회에 고르게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발전소의 발전용량과 가동 시간, 이용 효율 등을 기준으로 연간 수익을 산정한 뒤 이를 조합원 수로 나눠 1인당 햇빛연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장식이다. 주민은 1만원 수준의 소액으로 조합에 가입할 수 있어 참여 장벽이 낮다. 이를 통해 신안군민이라면 누구나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안정적인 소득 기회도 함께 보장받는다.

사업구조는 주민·군 협동조합(12개소의)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조합은 발전사업자(SPC)와 협약을 맺고, 채권 매입과 금융권 조달을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 이 과정에서 발전소 법인 지분의 30% 이상 또는 총 사업비의 4% 이상을 주민 지분 참여로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사업의 최종 책임은 발전사업자가 지도록 했고, 주민에게는 금융관련 일체의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주민은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개발의 실질적인 이해관계자로 참여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재생에너지 보급과 함께 지역 공동체의 소득 창출과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모델로 국내외에서 마케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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