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다수가 공감하는 행정통합을

송태영 사회부 차장대우

광남일보@gwangnam.co.kr
2026년 02월 09일(월) 18:16
송태영 사회부 차장대우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통합을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깝다.

지난 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찾아가는 타운홀 미팅’에서 그 온도 차가 분명히 드러났다. 주민들의 질문은 통합의 비전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돼 있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전남광주특별시’ 명칭과 주청사 소재지였다. 정치권과 행정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고 설명하지만, 주민에게는 여전히 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같은 불안의 배경에는 학습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2005년 전남도청 이전 이후 광주 금남로·충장로 일대가 겪어온 상권 침체와 도심 공동화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광주 복합쇼핑몰 3종 세트 조성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행정통합이 또 다른 형태의 지역 불균형을 낳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이어졌다.

우려는 제도 설계에서도 확인된다. 8일 광주 동구청에서 열린 행정통합 간담회에서는 대전·충남 통합 사례가 비교 대상으로 거론됐다.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 발의안에는 자치구 특례와 보통교부세 직접 교부를 명문화하는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자치·재정 권한 강화 조항이 담겼다.

반면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발의안에는 이런 내용이 빠져 있다. 보통교부세의 자치구 교부 역시 시행 시기와 방식, 규모를 ‘추후 결정’하도록 했다. 같은 통합을 추진하면서도 법안의 무게감과 구체성에서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지금은 분명 통합의 적기다. 정부의 지원 의지도 확인됐고, 지방 소멸이라는 위기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지만 통합의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누가, 얼마나 납득하는가’이다.

법은 한 번 만들면 쉽게 고칠 수 없다. 특히 행정통합처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많은 청년과 주민들은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지역을 원한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또 하나의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정치권과 자치단체는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로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다수가 공감하는 통합이 그 출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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