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문화가 ‘경제력’인 시대 송대웅 산업부 차장
광남일보 |
| 2026년 02월 10일(화) 18: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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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대웅 산업부 차장 |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분석·발표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는 이 같은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국내 대중문화예술산업 매출은 15조원을 넘어섰고, 불과 3년 사이 30% 이상 성장했다. 성장 속도와 산업의 체급을 따져보면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이 산업의 성격 변화다.
해외 매출이 3년 만에 60% 넘게 늘어나며 대중문화예술산업은 명확한 수출 산업의 궤도에 올라섰다. K-팝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활동과 팬덤 확장은 이제 ‘한류’라는 표현보다 ‘외화 획득 산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산업이 커지면서 내부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표준전속계약서 체결률과 제작 스태프의 서면계약률이 95%를 넘긴 것은 이 분야가 열정과 관행에 기대던 시기를 지나 제도와 규범을 갖춘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현장에서 일정 부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성장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과제도 분명하다.
대중문화예술인의 실제 예술 활동 수입은 전체 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연습생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산업의 외형은 커졌지만 내부의 소득 구조와 약자 보호는 여전히 취약지점이다.
이는 대중문화예술산업을 단순히 ‘잘 나가는 산업’으로 소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성장 국면에 접어든 산업일수록 노동 환경과 권리 보호, 수익 구조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숫자가 커질수록 책임과 기준 역시 함께 높아져야 한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역경제’와의 연결이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일부 대형 기획사에 국한된 산업이 아니라 지역 제작사와 스태프, 공연·관광·연관 서비스업으로 파급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콘텐츠 한 편, 공연 하나가 지역소비와 일자리를 움직이는 사례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
이제 고민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을 계속 문화 정책의 주변부에 둘 것인지, 아니면 산업 정책의 한 축으로 인식할 것인가.
콘텐츠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고 일자리이자, 수출이며, 성장 동력이다. 이제 문화는 산업을 넘어 분명한 ‘경제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