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압축·배심원제’…통합특별시장 후보군 셈법 ‘분주’

초대 통합시장 민주당 경선룰 누가 유리할까
"통합 상징성" vs "당원주권 훼손" 후보간 입장차
민형배·김영록 ‘우려’…TV토론회·4인 압축 제시
강기정·신정훈·주철현 ‘긍정적’…공정성 담보 관건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2026년 03월 03일(화) 19:11
더불어민주당이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 후보 선출 방식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경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통합특별시 첫 단체장 선거라는 상징성 속에 경선 룰이 곧 승부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 간 이해득실이 뚜렷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전남광주특별시장 예비후보 8명을 확정하고, 권역별 토론회를 통한 예비경선으로 5명으로 압축한 뒤 본경선에서 시민공천배심원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최고위원회에 제안하기로 했다. 최종 확정은 최고위 의결을 거쳐 결정된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후보의 정견 발표와 토론을 직접 듣고 평가·투표하는 방식이다. 광주·전남에서는 2010년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과 광주 남구청장 경선, 2016년 국민의당 총선 경선 등에서 한 차례 도입된 바 있다. 다만 이번처럼 광역 통합 이후 첫 단체장을 뽑는 선거에 적용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무게가 다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절대적 우위를 점해온 광주·전남의 정치 지형과 후보 간 뚜렷한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존의 ‘권리당원 50%·일반 여론조사 50%’ 표준 방식 대신 새로운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배심원제가 거론돼 왔다. 권역 간 정보 격차와 당원 구성의 편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이 특정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역별 순회경선과 결합할 경우 정책 발표와 토론, 배심원 평가를 거쳐 후보를 가려내는 구조가 형성돼 ‘묻지마 지지’나 조직 동원 경쟁을 완화하고 사표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다만 구체적인 반영 비율을 놓고는 여전히 이견이 적지 않다. 배심원 100%로 선출하는 완전배심원제, 배심원 50%와 권리당원 50%를 합산하는 방식, 배심원·권리당원·여론조사를 모두 반영하는 혼합형 등 3~4가지 안이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권역별 순회경선은 비용 부담과 효율성 논란, 조직 동원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는 고령층 유권자의 투표 편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배심원 구성 과정에서 특정 정치 세력의 영향력이 작용할 경우 공정성 시비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계도 감지된다.

후보별 입장 차이도 분명하다.

광남일보를 비롯해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민형배 의원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배심원제 도입에 부정적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예비경선 단계에서는 민주당의 기본 원칙인 ‘당원 주권’과 1인 1표 원칙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비경선을 치른 뒤 결선까지 가면 사실상 3단 경선 구조가 됨에 따라 TV 토론회 등으로 통합 비전과 미래 전략을 논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며, 배심원제 또한 그동안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다.

김 지사는 권리당원 50%·여론조사 50%의 표준 방식에 1대1 결선투표제를 결합하는 안이 대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을 고려한 4인 경선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반면 강기정 광주시장과 신정훈 의원, 정준호 의원 등은 공관위 제안에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강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통합특별법 통과 직후 통합시장 선출 방식이 제시됐다”며 “8명의 예비후보를 5명으로 압축하고 시민공천배심원제로 선출하는 방식은 통합의 정신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의원 역시 “권역별 순회 연설과 토론은 후보들이 정책과 비전을 직접 설명하고 시민이 비교·판단할 수 있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은 “5인 결선·배심원제·순회경선 채택을 환영한다”며 “공정한 경선 통해 지역민 선택을 받겠다”고 공관위 제안에 찬성의 입장을 표했다.

이병훈 호남특위 수석부위원장도 “권역별 토론회를 통한 예비경선은 깜깜이 선거를 막고, 후보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배심원제 또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면 전반적으로 찬성이다”고 전했다.

이개호 의원은 “광주·전남이 통합됐지만 지역별로 후보들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기존 경선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전략지구 지정에 준하는 보완책 가운데 하나가 시민배심원제이며, 새로운 선거 지형이 형성된 만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철현 의원은 “현실적으로 후보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급적 많은 출마자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려 한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시도민과 당원의 뜻을 대표하기 위한 배심원단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언급했다.

이렇듯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첫 단체장 경선이 ‘룰 전쟁’ 양상으로 번지면서, 경선 방식 자체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공관위가 여러 변수를 감안해 내린 제안이지만, 당원 비중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당원 중심주의와 충돌할 수 있다”며 “결선투표 여부에 따라 대표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어 최고위의 최종 결론이 향후 경선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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