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유산균, 장내 나노플라스틱 배출 가능성 규명

세계김치연구소, 전통 발효 미생물 환경·건강 활용 가능성 제시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2026년 03월 11일(수) 10:02
김치 유산균을 활용한 나노플라스틱 흡착 연구 결과 이미지.
김치 유산균을 투여한 마우스 분변 내 나노플라스틱 정량 비교 이미지.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이 인체 장내에 유입된 나노플라스틱과 결합해 체외 배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이 장내 나노플라스틱과 결합해 체외 배출을 촉진할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나노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1마이크로미터(㎛·1㎛는 1000분의 1㎜) 이하 크기의 초미세 입자로, 식품과 음용수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 크기가 매우 작아 장을 통과해 신장과 뇌 등 체내 장기에 축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장내에서 이를 저감할 수 있는 생물학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세계김치연구소 이세희·원태웅 박사 연구팀은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 CBA3656’을 활용해 폴리스타이렌 나노플라스틱(PS-NPs)에 대한 흡착 특성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일반 조건에서 CBA3656은 87%의 높은 나노플라스틱 흡착 효율을 보였다. 비교 균주인 ‘라티락토바실러스 사케이(Latilactobacillus sakei) CBA3608’의 흡착률(85%)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러나 사람의 장 환경을 재현한 모사 용액에서는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CBA3608의 흡착률이 3%에 그친 반면 CBA3656은 57%의 흡착률을 유지했다. 이는 실제 장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해당 유산균이 나노플라스틱과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무균(germ-free) 마우스 모델을 활용한 동물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 유산균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CBA3656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수컷과 암컷 모두 분변 내 나노플라스틱 검출량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해당 유산균이 장내에서 나노플라스틱과 결합해 체외 배출을 촉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김치 유래 유산균이 발효 기능을 넘어 환경 유래 미세 오염물질과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향후 장내 축적 저감 효과와 작용 기전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세희 박사는 “플라스틱 오염이 환경 문제를 넘어 국민 건강 문제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통 발효식품 유래 미생물이 새로운 대응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김치 미생물 자원의 과학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국민 건강 증진과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바이오자원 분야 국제 학술지인 ‘Bioresource Technology(농업공학 분야 1위·IF 9.0)’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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