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요담엔

전통주 복합문화공간 지향…막걸리에 새 숨 불어넣다
누룩 발효 기술로 막걸리·요거트·향수 등 상품 개발
사직동·전남대·충장로 거점…체험·관광 연계 활력
정부미 대신 지역 농가 쌀 고집 지역 상생 모델 구축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2026년 03월 15일(일) 18:01
장준혁 요담엔 대표
K-푸드 열풍이 확산되면서 한국 전통주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치와 한식에 이어 막걸리와 약주, 증류식 소주 등 전통주가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주목받으며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 속 광주지역에 전통주 체험과 발효 연구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통주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요담엔’이 그 주인공인데, 장준혁 요담엔 대표는 누룩을 기반으로 한 발효 기술과 체험 콘텐츠를 결합, 전통주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요담엔은 단순한 전통주 체험 공방과는 결이 다르다.

전통주 빚기 체험을 중심으로 전통주 바 운영과 지역 관광 연계 프로그램, 발효 기반 파생상품 개발까지 이어지는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전통주를 젊은 세대와 관광객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광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요담엔에서 막걸리 만들기 체험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장준혁 대표가 전통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5년 무렵으로 당시 청년 창업을 고민하던 시기였다. 전통시장에서 청년이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던 과정에서 전통주를 접했고 이후 전국을 다니며 어르신들에게 술 빚는 법을 배우고 여러 양조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발효와 미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21년에는 국립농업과학원산업연구원에서 공부하며 기반을 다졌고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듬해 요담엔을 창업했다.

장 대표는 전통주 산업의 경쟁력이 결국 ‘기초 발효 기술’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술을 빚는 것을 넘어 발효 환경을 설계하고 균을 관리하는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전통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발효와 미생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며 “누룩이 전통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요담엔의 핵심 경쟁력도 바로 이 ‘누룩’ 기술이다. 전통주에서 누룩은 발효를 일으켜 알코올을 생성하는 핵심 요소로 술의 맛과 향을 좌우한다.

장 대표는 쌀에 균을 접종해 발효 환경을 설계하는 방식의 ‘쌀 누룩’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발효주 개발과 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술지게미로 만든 천연비누


현재 전국적으로 1300여개 양조장이 있지만 자체적으로 누룩을 만들어 술을 빚는 곳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누룩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환경에서 발효시키느냐에 따라 술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전통주의 차별화는 결국 누룩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요담엔은 이러한 누룩 기술을 활용해 막걸리뿐 아니라 다양한 발효 기반 상품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막걸리 키트와 비누, 요거트 등 누룩과 발효 부산물을 활용한 파생상품을 개발, 전통주 산업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막걸리를 만들고 남는 술 지게미를 활용해 향수나 화장품 소재로 활용하는 업사이클링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통주 체험 프로그램 역시 기존 공방과 차별화를 꾀했다.

일반적인 전통주 체험이 집으로 가져가 발효 과정을 기다리는 방식이라면 요담엔은 현장에서 발효 과정을 진행한 뒤 술을 걸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객이 직접 만든 술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참여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막걸리가 숙성되는 약 4시간의 시간을 지역 관광과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체험객들이 발효 시간을 활용해 인근 식당과 관광지를 방문하고 다시 돌아와 술을 완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전통주 체험이 지역 관광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요담엔은 남구 사직동과 북구 전남대 정문, 동구 충장로 일대 등 광주 도심 주요 거점에 체험 공간과 전통주 바를 운영하고 있다. 체험객들이 숙성 시간을 활용해 주변 상권과 관광지를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협업을 맺은 인근 가게와 볼거리,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해 지역 상생 구조를 만드는 식이다.



누룩을 만들기 위한 쌀


이 같은 방식은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체험객들이 자연스럽게 주변 음식점과 카페, 관광지를 방문하면서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전통주 체험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 상권과 관광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프로그램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과 교환학생, 20~30대 젊은 층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념일에 맞춰 자신만의 술을 만드는 ‘기념주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플이나 친구들이 기념일을 맞아 직접 술을 빚고 일정 기간 숙성 후 함께 마시는 경험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 농가와의 협력도 요담엔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장 대표는 곡성·순천·고흥 등 전남 지역 농가와 계약을 통해 쌀과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전통주를 생산함으로써 농업과 전통주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다만 지역 농가 쌀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리스크도 따른다. 양조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정부미는 가격이 저렴해 원가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지역 농가 쌀은 가격이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요담엔은 지역 농산물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막걸리키트


장 대표는 “정부미가 훨씬 저렴하지만 지역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원가 부담이 있더라도 지역 농산물을 우선 사용하며 전통주 산업이 지역 농업과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전통주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레시피 차별화 없이 비슷한 제품이 반복될 경우 시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그는 “전통주 시장이 성장하려면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 개발과 품질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전통주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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