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아이 낳을 병원 없다"…원정 출산 현실화

출생아 161명당 분만 인력 1명…서울·광주 절반 수준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3월 16일(월) 18:55
전남지역의 분만 의료 인력이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면서 임산부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출산하는 이른바 ‘원정 출산’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시·군·구 3곳 중 1곳은 분만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출산 환경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우분투건강정책랩에 의뢰해 진행한 ‘한국의 분만인력 공백과 조산 정책 재정립’ 연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분만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분만 인력은 총 247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산부인과 전문의가 2423명으로 전체의 98.1%를 차지했고, 조산사는 48명(1.9%)에 그쳤다. 2023년 기준 조산사 면허 보유자가 8114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분만 현장에서 활동하는 조산사는 극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지역 간 격차도 뚜렷했다. 2024년 전국 출생아 수(23만8317명)를 기준으로 출생아 1000명당 분만 인력은 평균 10.4명이었지만 전남은 6.2명에 머물렀다. 반면 서울은 14.9명, 광주는 12.3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분만 인력 1명이 담당하는 출생아 수 역시 전남이 가장 많았다. 전국 평균은 96.4명이지만 전남은 161.3명으로 의료진 1명이 감당해야 하는 출산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81.5명, 서울은 67.1명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분만 의료기관 자체가 없는 지역도 적지 않았다. 전국 252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곳은 84곳으로 전체의 33.3%에 달했다. 이 지역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2만4176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10.1% 수준이다.

이는 출생아 10명 중 1명은 거주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병원에서 태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임산부들이 출산을 위해 도시를 옮겨야 하는 ‘원정 출산’이 이미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현재 분만 체계는 산부인과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며 “지역 간 분만 인력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임산부가 안전하게 임신과 출산을 관리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영석 의원은 “분만 인력의 지역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력의 균형 배치와 조산사 역할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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