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향한 근원적 열망…과감한 비유 돋보여 김종 신작 시집 ‘꽃잎 한 장보다 작은’ 출간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
| 2026년 03월 18일(수) 1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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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집은 제목 그대로 ‘꽃잎 한 장보다 작은’ 존재들의 빛을 다시금 바라보게 하는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서정성이 두드러지는 동시에 무등산과 섬진강, 어머니와 주머니, 별과 허공 등이 서로 이어지고, 사소한 일상은 우주적 상상력으로 확장된다.
‘꽃잎 한 장보다 작은’은 그러한 시 세계가 한층 농축된 형태로 펼쳐지는 ‘사유의 도록’이자 오랜 세월 시와 함께 살아온 한 시인이 보인 조용한 인생 보고서로, 작은 꽃잎, 작은 별, 작은 사람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조장한다.
“김종의 시는 우주고 생명이고 사랑이다”라는 문장으로 요약되듯 그의 시 세계는 개별 시편의 소박한 이미지들을 넘어 존재의 기원과 상처, 회복, 그리고 사랑을 향한 근원적 열망을 발산하고 있다.
시집의 제목이 담긴 ‘묘비명·1’에서 화자는 ‘나는/ 꽃잎 한 장보다 작았지만/세상의 꽃들이 웃어 주었다/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하찮거나 작디작은 존재로 낮추면서도 그 작은 존재들을 향해 웃어 준 ‘세상의 꽃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시선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정조다. 여기에는 시인이 도달한 겸허한 자기 인식과 그의 시를 지탱해 온 사람·자연·시간에 대한 따뜻한 심정적 언어가 옹골지다는 반응이다.
또 시 ‘주머니에게’에서는 어머니를 ‘밥상’, ‘아랫목’, ‘등 굽은 사과나무’로 호명하며 ‘이 살 저 살/꺼내 먹이시는/어머니라는/허공/그 무량한/ 주머니!’라고 노래한다. 어머니의 몸은 자식을 먹여 살리는 살이자, 끝없이 품어주는 허공이고 무량하게 제공하는 주머니로 인식한다. 이 시에서 어머니의 존재는 혈육을 넘어 삶 전체를 감싸안은 ‘세계의 품’이자 ‘윤리적 우주’로 확장되고 있다. 그의 시가 지닌 특유의 언어적 생략과 과감한 비유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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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 시인 |
일상의 사소한 사물들이 우주적 상상력으로 도약하는 시선도 이 시집이 지닌 남다른 매력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자기 성찰의 언어들이 더더욱 묵직한 시선으로 다가오는 점도 이번 시집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번 시집은 ‘시인’을 비롯해 ‘봄날’과 ‘초승달’, ‘문득’, ‘별들의 저녁’ 등 총 5부로 구성됐으며, 분주한 일상 속 틈틈이 창작해온 시 105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신병은 시인은 표사를 통해 “김종의 시는 우주이고 생명이며 사랑이다. 있는 그대로 모두이게 하는 통섭의 하모니고 삶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언어부림의 채도라 하겠다. 가상과 실상 사이에 꿈틀대는 우주적 자아의 모습을 직관하고, 색과 공의 일체론적 응시, 우주적 자아로서 천지인의 마음을 읽어가는 일”이라고 밝혔으며, 강나루 시인은 “한번의 붓놀림과 채움과 비움을 함께 그려내듯, 짧은 행과 절제된 어휘로 일상과 자연의 결핍을 울림으로 남긴다. 시인의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비어 있는 자리의 숨결을 보게 하며, 말하지 않은 곳에 존재하는 자연과 삶의 결을 다시 더듬게 한다”고 언급했다.
화가와 서예가로 활동 중인 김종 시인은 전남 나주 출생으로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돼 등단, 시집 ‘장미원’, ‘배중손 생각’, ‘그대에게 가는 연습’, ‘간절한 대륙’, ‘독도 우체통’, ‘꽃잎 한 장보다 작은’ 등 13권을 펴냈으며 제1회 한국가사문학대상과 백호임재문학본상 등을 수상했다. 광주문인협회장 등 두루 역임했으며, 미술분야에서는 신동아 미술제 대상, 광주·서울·부산·대구 등지에서 작품전을 열네차례 가졌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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