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복 담합’ 발본색원…제도 개선책 마련도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2026년 03월 19일(목) 18:25
광주지역 교복 업체들의 담합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중·고교 교복구매 입찰과정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가격을 합의한 27개 교복 판매 사업자를 적발,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 2100만원을 부과키로 결정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과도한 최저가 경쟁을 막고 수익을 더 내기 위해 학교의 교복구매 입찰 공고가 나오면 미리 연락, 사전에 낙찰 예정업체를 정한 뒤 나머지 1~6개 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들러리 업체들은 입찰에서 합의된 낙찰 예정가보다 높은 가격을 내거나 서류를 부실하게 내는 수법을 써 낙찰업체를 밀어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방식으로 2021~2023학년도까지 교복구매 입찰 260건을 담합, 이중 226건을 이들이 합의한 대로 낙찰자가 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구입가가 낮아질 수도 있는 교복 구입 가격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각 사업자에게 100만~26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한 것이다.

이번 공정위 조사는 광주지역 한 시민단체가 2023년 1월 “광주 중고교 교복 입찰 과정에서 담합 의혹이 있다”라고 신고해 진행된 것이다.

문제는 현행 교복 구매방식인 ‘학교 주관 구매 제도’가 업체들의 ‘짬짜미’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교복은 2000년대까지 개인이 자율로 구매해 왔는데 특정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과도하게 비싼 가격이 책정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학교장이 입찰 공고를 게시하면 교복업체가 자격을 갖춰 입찰에 참여한 뒤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낙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도입된지 11년이 넘었는데도 불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고가 교복 문제를 언급할 정도로 정착되지 못한 채 업체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빈번하게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학교 주관 구매 제도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강력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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