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생존자 급감…역사 기록 시급"

올 의료지원금 수급자 전년보다 206명 줄어 434명
‘당사자 세대’ 사실상 소멸단계…역사적 공백 우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2026년 03월 25일(수) 18:11
일제강점기 국외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가 400명대 초반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로 인한 자연 감소가 이어지면서, 피해자 세대가 빠르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행정안전부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외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4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40명에서 1년 사이 206명이 줄어든 수치다.

정부는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09년부터 생존 피해자에게 매년 80만원의 의료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해당 수급자 수는 곧 생존 피해자 규모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성별로는 남성이 376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여성은 58명에 그쳤다. 이 통계에는 별도 법률로 지원 받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생존자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2011년 2만365명에 달했던 국외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는 2015년 9938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2024년에는 904명으로 1000명 선이 무너졌다. 이후 불과 1년 만에 다시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올해 434명까지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8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48명, 전북 48명, 충남 42명, 전남 39명 등이 뒤를 이었다. 광주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세종과 제주 등 일부 지역은 1명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광복 이후 8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 대부분이 90대 후반에서 100세에 이르는 초고령층이라는 점에서, 생존자 감소는 예견된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강제동원의 경험을 직접 증언할 수 있는 ‘당사자 세대’가 사실상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피해 사실을 기록하고 기억을 제도화할 ‘마지막 시기’라고 지적한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부정 움직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련 자료 수집과 기록화, 추모 공간 조성, 역사관 건립 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관계자는 “생존자뿐 아니라 고령의 유족 세대 역시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가족 단위의 증언과 기록을 확보하는 작업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강제동원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계승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이 기사는 광남일보 홈페이지(www.gwangnam.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gwangnam.co.kr/article.php?aid=1774429870533520000
프린트 시간 : 2026년 03월 26일 20:3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