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로 미래를 여는 기업]㈜제이케이중공업 건조·정비·군수 ‘원스톱’…서남해 조선 판 바뀐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
| 2026년 03월 26일(목) 17: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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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안 첫 함정 방산업체로 지정된 제이케이중공업의 전경 |
이러한 편중 구조는 산업 효율성의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함정은 단순한 운송 수단이 아니라 해역 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정비와 복구가 지연될 경우 작전 수행 능력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방산 인프라는 특정 지역 중심으로 형성되며 공간적 불균형이 장기간 지속됐다.
함정이 정비를 위해 장거리 이동을 반복해야 하는 구조는 단순한 물류 문제를 넘어 전력 운용의 효율성과 직결된다. 정비 기간 동안 승조원 이동과 체류 비용이 발생하고, 긴급 상황에서는 대응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간 인프라 불균형은 전략적 취약 요소로 꼽힌다.
특히 서남해와 제주를 잇는 해역은 지리적 특성상 별도의 방위 축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선·정비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함정은 동남권으로 이동해 정비를 받는 구조가 반복돼 왔고, 이는 시간과 비용, 운영 효율 측면에서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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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 건조중인 모습 |
㈜제이케이중공업의 변화는 단순히 사업 확장의 차원을 넘어 조선소의 역할 자체를 재정의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과거 조선업이 선박 건조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최근에는 유지·보수·정비(MRO)와 개조, 친환경 전환까지 포함하는 통합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건조와 정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구조는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이케이중공업은 2014년 설립 이후 신조·수리·블록 생산을 동시에 구축하며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조선소 건설과 함께 선박 수리와 중소형 선박 건조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이뤘고, 현재는 서남권 대표 조선소로 자리 잡았다.
사업 구조는 신조, 수리, 블록 생산으로 나뉘지만 실제 운영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블록 생산에서 축적된 기술과 설비는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는 신조 사업으로 이어지고, 수리 사업은 건조 이후 유지·보수까지 연결되며 품질과 신뢰도를 동시에 뒷받침한다. 각 공정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현장에서 즉각적인 판단과 조정이 가능한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선박 산업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선박은 자동차처럼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 아니라 맞춤형 제작이 기본이고, 건조 이후에도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생산과 정비가 분리될 경우 공정 간 비효율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다.
㈜제이케이중공업은 이 과정을 내부로 끌어안으며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해 왔다. 철판 전처리부터 블록 제작, 조립, 진수까지 전 공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품질과 보안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 특히 방산 분야는 공정 외부 유출 자체가 제한되는 만큼 이러한 구조가 필수 조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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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팅도크 |
중소·중견 조선소 가운데 이 같은 생산 체계를 갖춘 사례는 많지 않다. 회사는 길이 80m 이하 중형급 함정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대형 조선소와는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 조선소가 초대형 선박과 대규모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사이, 중형급 함정과 특수선 시장은 상대적으로 공백이 존재해 왔다.
이 같은 기반 위에 더해진 변화가 ‘방산’ 분야 진입이다. ㈜제이케이중공업은 약 3년에 걸쳐 방산 분야 진입을 준비하며 시설, 인력, 품질 기준을 단계적으로 맞춰왔다. 특히 망 분리와 출입 통제, 전용 서버 구축 등 보안 요건은 선투자가 필요한 영역으로, 중소 조선소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과정이었다.
방산 분야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단순한 기술 경쟁만으로 진입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 국가 정책과 수요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는 특성이 강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설비와 인력, 보안 체계를 갖춘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자체 역량뿐 아니라 정책적 판단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방산업체로 지정되면서 회사는 민수 중심 조선소에서 군수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전환점을 맞았다. 단순 건조를 넘어 함정 유지·보수와 군수 지원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사업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사업 확장의 핵심 축은 MRO다. ㈜제이케이중공업은 미 육군 선박 수리 자격을 취득하며 군수 정비 시장에 진입했고, 향후 미 해군 MRO 인증까지 확보할 경우 해외 군수 시장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선박 수리 의뢰가 이어지는 등 시장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MRO 시장은 신조 시장과는 다른 특성을 갖는다. 신규 건조가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는 반면, 정비와 유지·보수는 일정 수준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MRO 역량을 확보한 조선소는 경기 변동에 대한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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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선박 수리 |
공정이 한 공간에서 이어질수록 작업 동선은 단순해지고, 변수 대응 속도는 빨라진다. 외부 공정이 줄어들면서 시간과 비용이 동시에 절감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같은 운영 방식은 단순한 생산 효율을 넘어 납기 안정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역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동남권에 집중돼 있던 방산 조선 산업은 서남권에서는 인프라 부족으로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조선소와 연구개발, 정비 인프라가 분산되지 못하면서 산업 생태계 형성도 더디게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해군 3함대와 서남해 해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함정 정비와 복구를 위한 거점 필요성이 커지고, 관련 산업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도 점차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제이케이중공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거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함정 건조와 수리, MRO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갖추면서 단일 기업을 넘어 지역 산업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정비 물량이 지역 내에서 순환하게 될 경우 고용과 산업 연계 효과도 함께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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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근 ㈜제이케이중공업 대표 |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친환경 선박과 대체연료, 함정 설계와 무기체계 연구까지 병행하며 기술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조선 산업에서 ‘거점’은 단순한 위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디에서 건조하고, 어디에서 정비하며, 어떤 해역을 중심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산업 구조와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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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 조립 과정 |
신영균 ㈜제이케이중공업 전무는 “과거에는 준비 단계였다면 지금은 방산과 MRO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도약기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서남권에도 함정 건조와 정비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거점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현장에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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