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소재 이미지 결합…동학까지 조망

계간 시전문지 ‘시와사람’ 봄호 잇따라 시인들 탐구
시인카페 손수진 시인편 다뤄…김민정 시세계 분석
송수권 첫 장시집 조명…문단 10주기 추모 행사 미정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3월 30일(월)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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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와사람’은 ‘문학들’과 달리 시 전문 계간 문예지다. ‘시와사람’은 목차에 특집이라는 말을 딱히 사용하지는 않는다. 다만 목차를 보면 앞쪽에 배치한 세 시리즈가 특집에 해당되는 부문이다. 모두 시인 탐구 정도로 가닥을 잡을 수 있을 듯하다. 시인카페 및 문학과 인접한 예술의 상호 관계성, 남도 시인 탐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인카페는 문학현장에서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들 대상의 문답 중심의 인터뷰로 이해하면 되고, 문학과 인접 예술의 상호 관계성은 한 시인을 대상으로 좀 더 평론적 시각과 학술적 시각이 더해진 본격 비평 정도로 다가온다.

남도시인 탐구는 대표적 시인의 삶과 시세계를 깊이있게 분석, 접근하는 동시에 독자들에게 해당 시인의 시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따라서 해당 시인에 대한 시문학적 지식을 깊이있게 습득할 수 있는 지면이다. 먼저 시인카페는 시와사람이 오랜 동안 공을 들여온 지면이다. 이번 시인카페에는 ‘소외된 것들에 대한 연민과 고독한 자아를 위한 사색’이라는 제목으로 시집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를 펴낸 손수진 시인을 초대했다.

6개 항의 질문에 대한 시인의 대답이 수록됐다. 시인은 장소와 공간이 시에 많이 등장하는 이유로 시 ‘흰 뼈를 줍다’나 ‘거미, 베를 짜다’, 시집 제목이 된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 등 모두 여행이 시적 모티브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동물성의 시적 제재가 많이 등장하는 이면으로 시골에서 살다보니 자연친화적인 소재들이 빈번하게 등장, 산책을 하며 꽃과 나무에 말을 걸고 고양이의 도도함을 사랑하는 등 그 연약한 것들 속에 삶의 출렁거림을 읽는다는 점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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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시집 ‘천일을 걸어 당신이라는 섬에 닿았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시인은 욕망 한다고 다 가질 수 없고, 욕망과 결핍 부재가 시가 되기도 하지만 놓음으로써 얻어지는 것도 있다고 답했으며, 앞으로의 시적 경향에 대해서는 딱히 경향이 있다기보다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려 한다는 반응이다. 지금처럼 여행과 산책을 하는 한편, 작고 여리고 가여운 것들에게서 들리는 연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독한 사색 자의 시선으로 시를 쓰겠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어 강경호 발행인이 주도하고 있는 문학과 인접 예술의 상호 관계성에서는 ‘텍스트 간의 상호 관련성과 김민정의 시 세계’라는 제목으로 시인을 진단하고 있다. ‘김민정 시조와 인접예술 간의 텍스트 읽기’라는 부제로 전개되고 있는 문학과 인접 예술의 상호 관계성에서는 김민정 시인이 시조를 중심으로 펼쳐온 활동을 살피고 있다. 그는 시조창작에 그치지 않고 그림과 수석, 서예 등의 이미지를 시조와 결합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해 왔다. 이런 시도는 그림이나 수석, 서예를 단순한 장식이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을 시조와 결합을 통해 새로운 정서와 의미를 생성한다는 점에 주목할만하다는 시각이다. 또 김 시인의 시세계로 생의 환희와 갱신, 성숙과 절제의 미학, 삶을 건너는 법(관조·순응), 현장성·답사·생명성 체험, 사유와 관조 그리고 존재방식 등으로 세분화해 접근하고 있다. 김민정 시인은 1959년 생으로 성균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상임이사 겸임)을 맡고 있다.

송수권 시인
마지막으로 이승하 교수(중앙대)가 집필하고 있는 시리즈인 남도시인 탐구에서는 ‘산문에 기대어’ 등 남도시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는 전남 고흥 출생 송수권 시인(1940∼2016)의 문학세계를 첫 장시집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이 교수는 송 시인이 문단에 나오게 된 과정을 살피면서 장시집을 설명하고 있다. 나남출판사에서 나온 이 시집은 아주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설파한다. 특히 올해 10주기(4.4)를 맞는 송 시인의 시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서시에서 4편까지가 29쪽부터 168쪽까지 140쪽에 걸쳐 전개되는 장시로 이 시 앞에 ‘줄포마을 사람들’, ‘새보기’, ‘평사리행’, ‘큰사랑 옆’, ‘뒷모’ 등 5편이 나온다고 전제한 뒤 후기로 새벽이란 시를 싣는데 두 쪽 밖에 되지 않는 후기라고 소개한다. 시 ‘평사리행’을 보면 ‘역사는 이긴 자의 힘이고/패배자의 군소리라는 것’이라면서 역사의 준엄한 교훈을 일갈한다. 그 교훈의 핵심은 임오군란이 구식 군대를 차별해 벌어졌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의 조선식민지화의 시작을 불러왔고, 동학농민운동은 일본의 간섭을 막으려 했던 것이지만 이 운동의 실패가 을사늑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는 역사적 맥락을 상기시킨다.

한편 광주문단의 송 시인에 대한 10주기 추모 움직임은 30일 현재 포착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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