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불법 영상 무차별 유포…선거 질서 ‘흔들’

광주·전남 1600건 적발…정교한 조작에 유권자 혼란
선관위, 삭제·차단 단속 강화…경찰도 2건 수사 착수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2026년 03월 31일(화) 18:23
사진 출처=클립아트 코리아
오는 6·3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지역에서 딥페이크 불법 영상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짧은 영상과 조작된 음성을 이용한 콘텐츠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선거 공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광주·전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일 120일 전부터 현재까지 광주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은 AI 기반 딥페이크 게시물 104건을 적발해 삭제 등 조치를 취했다. 전남에서도 같은 기간 1500여건이 확인되며, 전체 적발 건수는 1600건을 넘어섰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대부분 유튜브 쇼츠와 SNS에서 빠르게 퍼지는 10초 내외의 짧은 영상이다.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하거나, 기존 영상에 인공지능 음성을 입히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일부 영상에는 성인뿐 아니라 여성과 어린이가 등장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장면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영상은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돼 유권자가 진위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선관위 관계자는 “허위사실 공표와 같은 중대한 위반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AI로 정밀 가공된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음성을 활용해 제작된 경우가 많아 일반인이 식별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SNS 등을 상시 점검하며 불법 게시물 추적에 나서고 있다. 딥페이크 여부는 전용 감별 프로그램과 전문가 자문을 통해 판단하고, 위반 소지가 확인되면 즉시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경찰 역시 관련 범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와 관련된 사건 2건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에는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AI 영상 유포 의혹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1건은 피의자가 특정된 상태다. 경찰은 제작 과정과 유포 경로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법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둘러싸고 온라인상에 퍼진 영상과 게시물을 두고 고소·고발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보성군수 경선과 관련해 허위 내용을 담은 기사를 작성한 인터넷 매체 기자와 이를 SNS로 확산시킨 관계자 등 6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영광에서는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자녀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전남경찰청이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영암, 완도, 화순 등에서도 유사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관련 범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법적 규제도 강화된 상태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AI 생성물 표시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이나 음향의 제작·편집·유포가 전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선관위와 경찰은 단속과 수사를 병행하는 한편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딥페이크 선거범죄는 짧은 시간 안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어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제작자는 물론 유포자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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