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국토부 공공기관 ‘노란봉투법’ 회피에 수억 낭비"

‘사용자성 지우기’ 컨설팅·용역에 최대 2억여 원 들여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2026년 04월 01일(수) 15:33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 갑, 국토교통위원회)은 1일 “국토부 공공기관들이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수억의 예산을 들여 컨설팅과 연구용역을 맡겼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22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하며 막았다. 우여곡절 끝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통과돼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행 당일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대화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의 ‘모범적 사용자’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정준호 의원에 따르면 정작 공기업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한 ‘사용자성 지우기’ 작업에 몰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적극적으로 회피 전략을 세운 곳은 한국공항공사로, 총 2억 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노란봉투법 대응 및 회피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2억 원)과 컨설팅(2000만 원)을 맡겼다.

해당 컨설팅 보고서는 원청인 공항공사가 자회사 노동자의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는 요소들을 ‘리스크(위험 요소)’로 규정하고, 리스크 제거를 위해 관련 규정에서 ‘지휘·감독’ 등의 용어를 ‘협의·요청’으로 순화, 법적 분쟁에 대비해 사용자성을 부인할 증빙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회피 전략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의 인력배치나 승진징계에 대해 사용자성을 전면 부정하고 교섭을 거부해야 한다고 적었다.

특히 해당 보고서에는 생성형 AI 프로그램의 워터마크가 찍혀 있어, 전문성이 부족한 업체가 AI를 활용해 작성한 보고서에 수천만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외부 컨설팅보고서에 AI 워터마크가 찍힌 경위에 대해 결과보고서 제출 당시부터 해당 워터마크가 있었고, 컨설팅수행사에서 보고서 작성을 위해 활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공공기관의 ‘사용자성 지우기’ 방안은 국토부 산하 공기업 전반에서 포착됐다.

한국도로공사는 회피 전략 수립에 5000만 원을 썼고,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2255만 원의 노무자문을 의뢰했다. JDC 역시 내부 문서를 통해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꼼수로 법망을 피하려 한다면 어느 민간 기업이 법을 준수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국토부 산하 기관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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