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강좌 안착 기대…미술공부 제대로 할래요

광주시립미술관 ‘2026 아카데미’ 정례화 발판 주목
‘미술사’ 안팎 오가며 명맥 유지…올해 일정 확정
6월까지 2·4주 수 5회 진행…첫 강좌 8일 오후 2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4월 02일(목) 17:51
광주시립미술관은 ‘2026 미술관 아카데미’를 4월부터 오는 6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세미나실에서 ‘예향의 맥(脈):한국근현대미술 속 광주를 읽다’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사진은 이태호 명지대 석좌교수가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와 풍속화’라는 명칭으로 미술사를 조명한 2023년 6월 강의 모습.
미술관에 전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시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한 이론이나 배경 등의 공부 혹은 상식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이뤄지고 있다.

가뜩이나 광주가 전시만 열리는 패턴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이같은 프로그램들은 감상자들의 내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아주 유익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미술판에서 갑의 위치에는 늘 전시를 여는 것 자체가 자리했다. 그러니 화가나 미술작품을 공부하는 프로그램은 그 위상이 흔들리거나 지속성을 가지고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윤익)의 미술관 아카데미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들쭉날쭉하며 그래도 1996년 무렵부터 명맥을 유지해온 것이 미술관 아카데미다.

때로는 미술사를 다뤘지만 작가들 재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에둘러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실무자들의 역량에 따라 왔다갔다는 하는 것이 아닌, 제대로 정례화 기초를 다지거나 좋은 강좌로서 그 틀을 안착시키는 원년이 될 수 있을 지 궁금하긴 하다.

올해 미술관 아카데미는 ‘예향의 맥(脈):한국근현대미술 속 광주를 읽다’라는 타이틀로 4월부터 6월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강좌는 미술사학자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가 맡는다. 격동의 근현대사 속 한국미술의 흐름과 광주·전남 미술의 연결 지점을 조명할 이번 강좌는 중앙 화단과 긴밀히 교차하면서도 고유한 궤적을 그려온 광주·전남 미술의 면모를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자산을 시민과 함께 새롭게 인식하고, 동시대 미술에 대한 능동적 참여와 비평적 시각을 나누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강좌는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의 주요 사조와 쟁점을 시대순으로 짚으며, 각 시기 광주·전남 미술의 대응과 변화를 함께 살핀다. 먼저 1강은 ‘근대를 열다-시각 체계의 변화’라는 타이틀로 열리고, 광복의 열망과 한국전쟁의 상흔 속에서 월북·월남으로 재편된 미술계를 살필 2강은 ‘희망과 고난의 소용돌이에서-광복과 전쟁, 재편되는 미술계’라는 타이틀로, 5·16군사정변 이후의 국가 주도 미술과 서구 미술의 수용 양상을 다룰 3강은 ‘사회를 반영하는 미술 - 앵포르멜의 실상과 새로운 미술들’이라는 타이틀로 각각 이뤄진다.

이어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래와 민중미술의 역사적 발언을 들여다볼 4강은 ‘형상미술과 민중미술-주변부 의식에서 역사의 주체로’라는 타이틀로, 1990년대 세계화의 물결 속 광주비엔날레 창설, 대안공간의 등장, 미술시장의 성장 등 동시대 미술로의 전환을 국내·지역 미술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조망할 5강은 ‘세계화, 국제화, 다원화-민족미술에서 동시대 미술로’라는 타이틀로 각각 진행된다.

조은정 초빙교수(사진제공=서울아트가이드)
이에 앞서 첫번째 강좌는 8일 오후 2시 광주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갖는다. ‘근대를 열다-시각 체계의 변화’라는 주제를 통해 개항 이후 서양 문물의 유입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한국미술의 시각 체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핀다.

내한 서양인 화가들의 활동 및 일본 유학 후 귀국한 한인 화가들의 약진, 사진술의 성행이 맞물리며 기존의 시각 질서가 근본적인 전환을 맞이한 당시 미술계의 면모를 조명한다. 특히 중앙과 광주·전남지역 화단의 연결 속에서 근대기 미술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강의를 맡을 조은정 초빙교수는 미술사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회장을 역임한 미술사학자로, 개화기 이후 한국미술과 서양미술의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2013년 석남을 기리는 미술이론가상, 1994년 제2회 구상조각회 조각평론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디자인조형학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비평으로 본 한국미술’(공저), ‘권력과 미술’ 등이 있다.

윤익 관장은 “미술관이 개관하면서 여러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하지만 그동안 틀이 다소 없이 이뤄지다보니 연속선상에 놓이지 못한 것 같다. 실무자들의 역량에 따라 틀이 변화된 듯도 하다. 올해 미술관 아카데미가 어찌보면 처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원 위치로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 정례화되고 좋은 강좌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강좌를 통해 시민 여러분들이 한국미술의 흐름 속에서 광주·전남 미술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좌는 4월부터 6월까지 매월 둘째·넷째 주 수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되며, 60명 선착순 예약제로 무료 운영된다. 예약은 각 강좌 시작 3주 전부터 광주시립미술관 홈페이지(https://artmuse.gwangju.go.kr/)를 통해 가능하다. 문의 062-613-7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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