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히어로 재탄생…무대·객석 '함께 어울리는 판' 빛났다 [문화리뷰] ACC재단, 국립극장 제작 '홍길동이 온다' 프레스콜 가보니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
| 2026년 04월 08일(수) 18: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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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은 지난 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국립극장 제작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 프레스콜을 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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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길동이 온다’ 공연 모습. |
홍 판서의 서자로 태어나 신분차별을 극복하고 활빈당을 조직해 가난한 백성을 돕는 홍길동. 고전소설 속 홍길동이 이 시대 관객과 호흡하는 ‘K-히어로’로 다시 태어났다. 하늘을 가르고, 춤을 추며, 신명나는 한 판을 벌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재단)이 지난 7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마련한 국립극장 제작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 프레스콜에서다.
공연은 피리와 가야금, 아쟁 등의 시원스런 선율로 시작을 알리며 분위기를 압도한다. 이어 흥겨운 길놀이와 돼지머리를 놓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고사를 펼치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무대로 끌어들인다. 시작부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울리는 판’임을 공고히 한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마당놀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동시대적으로 과감히 확장했다는 점이다. 익숙한 고전 서사를 단순히 재현하는데 머물지 않고, 유튜브와 가짜뉴스, 정치와 언론 풍자를 극 속에 녹여내며 현재의 시공간으로 불러들인다. 청년 실업과사회적 불평등 등 시대적 문제를 마당놀이 특유의 해학으로 풀어내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웃음을 유도하지만 그 웃음은 가볍지 않다. 관객은 웃다가도 현재의 현실을 떠올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더 이상 보는 사람에 머물지 않는다. 배우들은 관객의 추임새와 떼창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 관객은 이들이 던지는 추임새에 응답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극의 일부가 된다. 그러면서 공연장은 자연스럽게 광장으로 변모하고, 마당놀이의 생명력이 극대화되는 동시에, 마당놀이라는 장르가 지닌 집단적 에너지를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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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길동이 온다’에서 홍길동이 공중을 가로지르며 등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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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길동이 온다’ 공연 모습. |
50여 명의 출연진이 펼치는 군무와 노래 등은 공연의 스케일을 한층 키운다. 여기에 국악 관현악과 타악 연주가 더해지며 전통과 현대의 사운드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진다. 익숙한 장단 위에 얹힌 현대적 리듬은 세대 간의 간극을 자연스럽게 좁힌다.
‘홍길동이 온다’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공연장을 공동체적 경험의 공간으로 바꿔 이야기와 몸짓을 통해 시대를 비춘다. 결국 이 작품은 홍길동이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또 다른 얼굴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 다시 쓰인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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