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뮤직&아트뱅크’전
‘모래시계’ 구훈 감독과 오창록 작가 기획
6월 8일까지 양3동 예륜커뮤니티갤러리서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2026년 04월 10일(금) 15:47
한국화가 오창록 작가가 ‘모래시계’ 음악감독을 역임했던 구훈 음악감독과 공동으로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뮤직&아트뱅크’전을 10일 개막, 오는 6월 8일까지 광주시 서구 발산로 49번길 20-1번지 예륜커뮤니티갤러리에서 갖는다. 사진은 전시 전경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한 오창록 작가
한눈에 봐도 오래 돼 보이는듯한 옛 LP와 포스터, 회화 작품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흔히 보는 회화 위주의 현재적 전시가 아니다. 과거의 시간을 호출하는 전시다. 실제 퇴락한 광주 도심 한 골목에 들어선 갤러리가 이색 전시를 열고 있다.
전통 촌락의 모양을 한,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 갤러리가 있을까 도통 믿음이 가지 않는 골목이다. 그런데 골목 중간 쯤에 ‘예륜’이라는 작은 간판 하나가 멀찍이서 눈에 들어온다. 가정집들이 즐비한 이곳 2층 양옥집을 리모델링해 1층에는 전시 공간이, 2층에는 사무실과 음악감상실, 게스트하우스 공간이 들어서 있는 형국이다.
영화 ‘목포의 눈물’(1958년 제작) 대형 포스터가 눈길을 붙잡는다. 전시 전경
영화 ‘홍도야 우지 마라’(1964년 제작) 포스터
이곳은 한국화가 오창록씨가 2년 전 광주시 서구 발산로 49번길 20-1번지에 예륜커뮤니티라는 이름으로 30평 규모의 갤러리 둥지를 틀었다. 물론 이곳은 젊은층보다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 갤러리를 운영하기에는 불리한 여건들이 있지만 오 작가는 이곳을 베이스캠프삼아 전시를 열고 각종 문화기획 및 작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 작가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가톨릭 총무일도 보던 때가 있었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쌍촌동 소재 천주교광주전남대교구(광주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비움나눔페스티벌’을 2017년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그는 '비움나눔페스티벌'을 만들어 1회부터 3회까지 총감독을 맡아 일했을 만큼 가톨릭에 대한 이해가 깊다.
영화 ‘바보들의 행진’(1975년 제작) 포스터
오 작가가 갤러리 문을 열고 개막전으로 선보인 전시가 박상화 작가의 미디어아트전이었다. 이 미디어아트전을 통해 갤러리의 출발을 대내외에 알렸다. 그후 두 차례 더 전시를 열었다. 예륜커뮤니티갤러리는 오 작가가 8년 전 결성했던 영리 법인단체이자 문화예술기획단체인 예륜협동조합의 연장선상에 있는 갤러리로 이해하면 된다. 한동안 뇌리에 잊혀지는듯한 이곳이 문화예술계 안팎에 다시 각인되기 시작했다. 협업 전시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을 참여작가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오 작가의 생각이었던 만큼 이번 전시 역시 마찬가지다.
오 작가는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10일 개막해 오는 6월 8일까지 예륜커뮤니티갤러리에서 진행될 ‘음악과 미술이 만나는 뮤직&아트뱅크’전이 그것이다. 이 전시에는 시간이 머문듯한 LP와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의 포스터가 한 가득 출품됐다.
KBS1 드라마 ‘여로’(1972.04.03~1972.12.29. 211부작)
영화 ‘투캅스’(1998년 제작) 최경식 음악 포스터
오 작가가 예전부터 형님, 동생으로 지내올 만큼 막역한 구훈 음악감독(본명 구자완)이 소장하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구훈 감독은 1995년 방영된 SBS 명작 드라마 ‘모래시계’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번 전시는 구 감독과 공동기획으로 마련된 것이다. 구 감독은 전시 개막에 앞선 9일 전시장을 찾아 몇몇 전시물을 교체했다고 한다.
이번 광주에서의 전시는 이미 진행한 바 있는 LA 전시나 세종문화회관 전시보다 더 알차고 풍성하다는 귀띔이다. 전시에는 찾아서 보려 해도 보기 힘든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옛 LP 케이스 200장, 영화음악 위주의 앨범 등의 포스터 30여장, 회화 작품 22점, 그리고 진공관 오디오, 옛 비올라, 오 작가가 직접 구한 영사기 등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대중가요 등 유명 곡들을 차원이 다른 진공관으로 구현, 귀에 쏙쏙 박히는 소리들을 영접할 수 있어 더 흥미롭다.
오창록 작가와 구훈 음악 감독
나이 지긋한 주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 볼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은 주민들에게게 이미 진공관 소리를 선보인 바 있는 듯 보였다. 이에 대해 오 작가는 “주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
오 작가는 갤러리 오픈 이후 이번 전시와 같은 뮤직을 베이스로 한 ‘음악과 미술 협업’을 자체기획으로 지속해나갈 계획 중이다.
오창록 작가는 “예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선순환구조를 통해 건실한 예술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예술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게 해보자는 점이 제가 이번 전시 같은 것을 열게 된 이유다. 또 같이 협업해 상생을 도모할 것이다. 나는 뭐든 재미가 없으면 안한다. 뭐든 내가 재미있어야 다른 사람도 재미가 있지 않겠냐”면서 “앞으로 음악 장비들은 그대로 놔둘 것이다. 제가 음악을 너무 좋아한다. 방문객들을 위해 1시간 정도 스토리있는 감상자리를 운영하고 싶다. 그래서 음악적 요소를 가미해 캠핑 등 여러 즐길거리를 모색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