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 금값 반등…‘안전 자산’ 회복세 어어지나

중동사태 후 10% 하락…유가 급등·달러 강세 영향
전쟁 긴장 완화 속 반등 "고점 대비 회복은 제한적"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4월 14일(화) 17:12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금 가격이 올해 들어 조정을 거친 가운데 최근 중동발 휴전 기대감에 국제 금값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으로 약 10% 가까이 급락하는 이례적 흐름을 보였던 금이 ‘안전자산의 왕’으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1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24K, 3.75g)은 살 때 기준 전일 대비 0.10%(1000원) 상승한 99만3000원을 기록했다. 팔 때 가격은 83만원으로 전일 대비 0.12%(1000원) 상승하며 보합권 속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18K 금 시세는 제품 시세 적용 기준 팔 때 61만100원으로 전일 대비 0.11%(700원) 상승했으며, 14K 금 시세 역시 47만 3100원으로 0.11%(500원) 오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 금값은 올해 들어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강세를 이어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금값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동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확산되자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이어졌다. 유가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금값은 오히려 조정을 받았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지만,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라는 한계가 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경우 투자 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는 과정에서 금을 먼저 매도하는 유동성 압박까지 겹쳤다. 최근 1년간 이어진 금값 급등에 따른 부담도 하락세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는 다소 달라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기대가 커지고 중동 긴장이 일부 완화되면서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됐고, 이에 따라 금값도 급락분 일부를 만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가가 안정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고,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도 다시 살아날 수 있어 금값에는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광주 지역 금은방가에서도 최근 금값 변동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동구 귀금속전문도매상가에서 금은방을 운영 중인 최모씨(52)는 “전쟁 이슈가 커졌을 때는 가격이 더 오를 거라고 보고 매수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최근 조정 이후에는 ‘지금이 저가 매수 시점이냐’를 묻는 문의가 늘었다”며 “단기적으로는 반등했지만 국제 시세가 워낙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어 투자 목적이라면 당장 추격 매수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은 장기적으로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지만,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국제 정세보다 미국 금리와 환율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며 “단기 급등락에 흔들리기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귀금속 업계는 실물 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혼수·예물 수요는 계절적으로 꾸준한 편이지만 최근에는 투자 목적의 골드바나 순금 제품 문의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휴전 기대가 실제로 이어질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중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거나 미국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금값은 다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세계금협회(WG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금값 하락의 주요 원인을 금리나 인플레이션이 아닌 현금 확보 수요로 진단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을 매도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인 상승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유동성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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