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스타트업 실험실로"…청년층 문턱 낮춘다

전남대 찾은 중소벤처부 ‘모두의 창업’
정부, 찾아가는 체험형 홍보로 창업 인식 전환 시동
취업난 속 창업 아이디어 4500건 접수…관심 ‘후끈'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2026년 04월 16일(목) 17:33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 5·18광장에 마련된 ‘모두의 창업’ 부스 앞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있다.
취업난 장기화와 경기 불확실성 속에 대학가의 진로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쫓는 것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는 창업을 또 다른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추세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도 대학 캠퍼스로 직접 들어가 청년층의 창업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모두의 창업’ 캠퍼스 투어가 전남대를 찾았다. 이날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 내 5·18광장에는 창업 성향 테스트에 참여하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모두의 창업’은 창업을 일부 특별한 사람의 영역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인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올해 본격 추진하는 청년 창업 저변 확대 프로젝트다. 과거처럼 소수의 예비창업자를 선발해 집중 지원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창업을 생소하게 느끼는 일반 대학생에게도 정책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창업=자본·위험 부담’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문제 해결 능력과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경험 자체를 하나의 경쟁력으로 보는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청년들이 직접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창업 가능성을 검증받는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대학가와 지역 현장을 찾아가는 체험형 홍보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혁신 창업가 모집에는 열흘 만에 45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접수될 정도로 높은 관심이 쏟아졌다. 이는 당장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뿐 아니라, 미래 진로 차원에서 창업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청년층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전남대에서 열린 캠퍼스 투어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됐다. 이번 투어는 이달 6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1개 대학을 순회하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순한 정책 설명회 형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꾸려졌다.

행사장에서는 창업 성향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성격과 관심사에 맞는 창업 유형을 진단받을 수 있었고, 결과에 따라 전략가형·도전가형·리더형·혁신형 등 맞춤형 조언도 제공됐다.

포토존과 SNS 인증 이벤트, 굿즈 제공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돼 행사장 분위기를 한층 가볍게 만들었다. 무겁고 어렵게 느껴졌던 창업을 ‘한 번쯤 알아볼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장치들이다.

‘모두의 창업’ 부스에 마련된 게시판에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한마디씩 남겨놓았다.
이날 부스를 찾은 학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전남대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련씨(22)는 “솔직히 창업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자본 부담도 크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오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창업이 꼭 회사를 차리는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장을 보는 경험 자체가 의미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공대에 재학 중인 박성빈씨(24)도 “취업 준비만 하다 보면 내가 정해진 길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오늘 와보니 정부 지원 제도나 학교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다양해서 놀랐다. 당장 창업할 계획은 없지만, 나중에 전공을 살려 무언가 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캠퍼스 투어와 함께 전국 16개 지역에서 오프라인 설명회도 병행하고 있다.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창업중심대학 등 기존 창업 지원사업과의 연계 방안도 적극 안내 중이다. 단순히 관심을 환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특히 대학 내 창업지원단, 창업보육센터, 지역 혁신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캠퍼스 안 첫 경험’이 ‘실제 도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청년층의 창업 관심은 실제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창업 지원사업 설명회나 창업 경진대회 참가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대학 창업동아리와 교내 창업보육센터를 찾는 학생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취업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정적 직장’만을 좇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창업을 일부의 선택이 아닌, 청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진로 옵션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창업이 소수의 특별한 선택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은 청년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와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볼 수 있는 시대”라며 “캠퍼스 투어는 학생들이 창업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첫걸음이고, 앞으로도 청년들이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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