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덜 쓰고 더 남기는 농업, 전남이 먼저 답할 때 유덕규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
유덕규 gn@gwangnam.co.kr |
| 2026년 04월 20일(월) 1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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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덕규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 |
답은 분명하다. 많이 쓰는 농업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쓰고 더 높은 가치를 남기는 농업이다. 투입 비용은 줄이고 생산 효율은 높이며 환경 부담까지 낮추는 구조다. ‘덜 쓰고 더 남기는 농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농가 소득을 지키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다.
전남도는 이러한 전환을 가장 먼저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다. 통계청 기준 전남은 전국 경지면적의 약 19%를 차지하는 최대 농업지역이며, 전국 최대 쌀 생산지다. 과수·채소·축산업도 고르게 발달해 식량 생산기반이 탄탄하다. 특히 친환경농업 인증면적은 2025년 기준 약 3만5000ha로 전국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농업 기반과 대규모 생산기반을 동시에 갖춘 지역은 전남이 사실상 유일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50 탄소중립 정책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은 농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과 저탄소 생산체계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 시범사업과 친환경농업 직불제, 공익직불제 개편, 스마트농업 확산 정책을 통해 현장에서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정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지역 역시 전남이다.
첫째, 전남은 전국 최대 친환경농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정부의 친환경 직불제와 저탄소 농업 프로그램을 가장 빠르게 확대 적용할 수 있다. 이미 축적된 친환경 재배기술과 생산자 조직, 유통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이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일을 전남은 즉시 확산 단계로 추진할 수 있다.
둘째, 전남은 경종과 축산이 함께 발달한 전국 대표 복합농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정부가 강조하는 자원순환형 농업 실현에 가장 유리한 조건이다. 가축분 퇴비와 액비를 논·밭에 환원하면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지역 내 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순환경제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전국 최대 친환경농업 지역이면서 동시에 축산기반까지 갖춘 곳은 전남의 독보적 강점이다.
셋째, 전남은 넓은 농지와 집단화된 들녘을 바탕으로 스마트농업 확산에 유리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AX 플랫폼 사업과 AI 글로벌비즈니스센터, AI 데이터센터, AI 스마트팜 실증단지, 스마트팜 혁신밸리, 정밀농업, 드론 방제, 자동 관수 시스템 등을 적용하면 비료와 농약 사용량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다. 소규모 분산 농지보다 대규모 평야지대가 많은 전남은 스마트농업의 효과가 훨씬 크다.
넷째, 전남은 기후변화 대응형 작부체계 전환에도 유리하다. 논 이모작, 조사료 생산, 콩과작물 윤작 등 다양한 작부체계를 적용할 수 있어 비료 사용 절감과 토양 회복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특히 논물 걸러대기 등 물 관리 기술을 접목하면 메탄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전남 농업은 친환경과 관행의 구분을 넘어 저투입·고효율·저탄소 농업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 친환경농업은 탄소흡수형 농업으로 고도화하고, 관행농업은 정밀시비와 AX 플랫폼 등 스마트농업으로 혁신해야 한다. 정부 정책과 전남의 현장 역량이 결합될 때 가장 큰 성과가 나온다.
농업은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지역경제를 지탱하며 환경을 지키는 국가 핵심 산업이다. 이제 경쟁력의 기준도 생산량만이 아니라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어야 한다. 적게 투입하고 비용은 낮추며 소득은 높이고 환경까지 지키는 농업, 덜 쓰고 더 남기는 농업을 가장 먼저 실천할 수 있는 곳은 전라남도다. 전남이 먼저 답할 때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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