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환경·에너지 공공기관 이전, 왜 전남·광주여야 하나

김정섭 전남도 환경산림국장

김정섭 gn@gwangnam.co.kr
2026년 04월 27일(월) 18:58
김정섭 전남도 환경산림국장
대한민국이 직면한 중대한 과제는 국가 균형발전과 탄소중립의 동시 실현이다. 지역이 살아야 국가가 지속가능하고, 정책은 현장에 뿌리내릴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 그러므로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배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효율성과 정책 집행력을 높이는 실질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 특히 환경·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은 산업 전환 수요와 재생에너지 기반, 환경 현안이 한데 모인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전남·광주는 산업 현장과 연구·행정 기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남부권 핵심 권역으로서 다음과 같은 충분한 당위성을 갖추고 있다.

첫째, 전남·광주는 대한민국 탄소중립 정책이 실제로 작동해야 할 대표 현장이다.

여수·광양·영암 일대는 석유화학·철강 등 대규모 배출산업이 집적된 산업 전환의 최전선이며,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지역이다. 이런 지역에서 탄소 감축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이뤄내야 한다면, 정책 집행과 검증, 실증과 사업화를 맡은 핵심 기관이 현장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바로 그 역할을 맡아야 할 기관들이다.

둘째, 전남은 이미 재생에너지와 환경정책 실증의 최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전남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전국 1위, 태양광 설비용량 전국 1위이며, 해상풍력과 태양광, RE100 산업벨트, 영농형 태양광,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기반시설 확충 등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 과제가 한꺼번에 진행 중이다. 여기에 한국환경공단의 온실가스 관리, 대기·수질 모니터링 기능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기술개발·실증·인증 기능이 결합된다면, 탄소중립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된다. 전남에 이 기관들이 있으면 정책의 속도와 실효성이 달라진다.

셋째, 전남은 환경문제 대응 수요가 가장 절박한 곳 가운데 하나다.

농업과 연안이 공존하는 지역 특성상 비점오염 관리 수요가 크고, 주요 하천과 연안의 수질 관리 중요성도 매우 높다. 여수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대기오염과 환경사고가 반복되며 주민의 불안과 우려 또한 누적되어 왔다. 피해와 부담은 지역이 감내해 왔는데, 정작 핵심 대응기관은 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구조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환경문제가 집중된 지역에 환경정책 기관이 가는 것은 배려가 아니라 국가의 기본 책무다. 한국환경공단의 수질자동측정망 운영과 오염사고 대응,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개선 기술 지원은 전남·광주 권역에서 훨씬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다.

넷째,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환경공단의 전남·광주 이전은 국가 환경산업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연구개발 이후 실증(테스트)·인증(검증)·조달(사용)의 연계가 핵심인데, 전남·광주는 여수·광양·영암 국가산단, 나주 에너지밸리, 광주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와 빛그린국가산업단지, 광주과학기술원(GIST)의 환경·에너지 연구역량 등 산업 현장과의 연계 인프라를 함께 갖추고 있어 정책 실행력을 더욱 높여 준다. 정책기관과 산업 현장이 가까워질수록 기술 상용화는 빨라지고, 기업 지원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결국 공공기관 이전은 지역 지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환경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투자다.

다섯째, 두 기관의 전남·광주 이전은 단순한 지역 유치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문제다.

이 두 기관이 여수·광양·영암 국가산단, 나주 에너지밸리, 광주의 산업·연구 기반과 긴밀해 연결되면 환경 관리, 탄소중립 실천, 산업 전환, 기술 실증이 한 권역 안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려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공공기관은 이름이 아니라 기능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그 기능이 잘 작동하는 곳에 가야 한다. 환경·에너지 분야만큼은 더욱 그렇다. 전남·광주 이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적 과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원론적 공감이 아니라 구체적 실행이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전남·광주 이전은 특정 지역만을 위한 요구가 아니다. 그것은 탄소중립의 실행력을 높이고, 환경안전을 강화하며, 산업 전환을 촉진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국가적 요구이자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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