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서 국가 첫 AI농업 실증…재배·작업 방식 바뀐다

대동·LG CNS 참여 전남도 컨소시엄 우선협상자 선정
무안 21.6ha AI온실서 생육·환경·농작업 통합 관리
연말 SPC 설립 추진…수익성·현장 확산성 검증 과제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2026년 04월 28일(화) 19:31
국가 농업AX플랫폼 조감도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해 농업 생산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재편하는 국가 단위 실증사업이 전남에서 시작된다. 재배와 농작업, 환경 관리까지 통합한 ‘AI 농업 모델’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례로, 경험과 숙련에 의존하던 생산 구조를 바꾸는 분기점이 될지 주목된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AI·로봇 기반 농업 전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국가 농업AX플랫폼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전남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농업인이 오랜 경험과 숙련도에만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작물 생육 데이터와 온도·습도·광량·관수·양액 등 재배 환경 정보를 AI가 분석하고, 농기계와 로봇을 활용한 작업 서비스까지 연결해 생산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번 공모는 재배업과 축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지난 2월 5일부터 4월 3일까지 진행됐다.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심의위원단은 서면·발표 평가와 현장 평가를 거쳐 전남도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선정에 따라 전남도는 무안군과 함께 국내 농기계 선도기업인 ㈜대동을 필두로 LG CNS, 대영지에스, 아트팜영농법인 등으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과 손잡고 국비 439억 원 등 총사업비 2046억 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한다. 민·관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향후 5년간 무안 해제면 일원에 인공지능 농업 전진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농업AX플랫폼의 핵심 기반이 될 농업AX 3종 인프라(글로벌 비즈니스센터·실증센터·AI 생육지원 데이터센터) 구축사업 예산 1150억 원이 이미 2026년 정부 예산에 반영돼 기술개발부터 실증·확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기틀이 마련됐다.

실증 공간은 무안에 조성될 21.6㏊ 규모의 최첨단 AI 온실이다. 이곳에서는 작물의 생육 상태와 온실 내부 환경, 작업 이력 등이 데이터로 축적된다. AI는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물별 재배 조건을 분석하고, 온도와 습도 조절, 관수와 양액 공급, 작업 시점 등을 제안한다. 농업인은 이를 활용해 생산량과 품질을 관리하고, 반복되는 작업은 농기계와 로봇 서비스로 보완하는 구조다.

대동의 참여는 농기계 기술이 농업 현장 자동화로 확장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대동은 기존 트랙터와 콤바인 중심의 농기계 제조를 넘어 자율주행 농기계, 농업 로봇, 스마트팜, 커넥티드 플랫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올해 4월에는 비전 AI 기반 무인 자율작업 기술을 적용한 AI트랙터를 국내에 출시하며 농기계의 무인화와 지능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콤바인도 이번 사업과 연결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대동의 자율주행 운반로봇과 콤바인은 올해 1월 농촌진흥청 신기술 농업기계 인증을 받았다. 수확물 운반이나 반복 작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비인 만큼, AI 온실 실증이 시설농업에 그치지 않고 농작업 대행과 무인 작업 서비스로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LG CNS는 데이터와 운영 시스템 구축을 맡는다. AI 온실에서 발생하는 생육·환경·작업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려면 클라우드 기반 운영 체계와 데이터 관리, 보안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농기계·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과 정보기술 기업, 지방정부, 농업법인이 역할을 나눠 참여하는 이유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농업 생산 구조를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업 현장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AI와 로봇을 활용한 생산 모델이 자리 잡으면 청년농과 신규 진입자의 시설농업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 검증한 AI 농업 모델을 향후 수출형 농산업 모델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담겨 있다.

다만 실증사업이 실제 농가 확산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AI 온실 구축과 운영에는 초기 투자비와 유지관리 비용이 필요하다.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효과가 현장에서 확인돼야 하고, 농가 규모별로 적용 가능한 서비스 구조도 마련돼야 한다. 농업인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 장비와 데이터 운영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향후 검증 대상이다.

유덕규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대동 등 국내 최고의 기업을 비롯해 전남지역 선도 농업인 등과 함께 전남을 인공지능 중심의 첨단 농산업 거점으로 도약시키겠다”며 “실시협약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농업인과 기업이 체감하는 농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향후 60일 이내에 실시협약을 하고 연내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완료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수목적법인 설립 이후 308명이 상시 근무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20년간 2만 3000명 이상의 취업유발 효과로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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